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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일하는 아주머니가 생각하는 군 가산점

문어코인 문어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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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의사항 네 확인했습니다.

내가 주말에 공공기관에서 부업을 뛰어.

딸아이 두 명 키우는 가정주부 아주머니도 같이 일하거든. 이제 중학교 들어가는 시기라 다 키우긴 했지.

 

시댁 얘기부터 시작해서 친구의 시댁, 친구들의 남편,

동네 아주머니 소식 등;;;; 별로 듣고 싶지 않고 도움도 안 되는 얘기라 흘러 듣고 넘기는데, 갑자기 남자들이 부당하게 군 가산점을 받는다는 논리를 펼치더라고...

 

이 얘기를 어디에 하기도 그렇고 너무 답답하고 속상한 맘에 브로들에게 털어놓아봐.

 

무튼 이 얘기로 왜 흘러간지 모르겠는데, 자신이 아무래도 가정주부이다보니 아이만 보는 입장에서 여자는 피해자라는 의식이 강해. 그렇다고 원래 직업이 있던 사람도 아니고, 사회생활을 전혀 모르는 아주머니거든.

 

남편 욕도 은근슬쩍 하는데 참 불편하더라... 남편 출근하면 자기가 아이들 어릴때 보는데 외계인이랑 대화하는 느낌이었다느니, 남편이 퇴근하고 오면 애들 보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남편한테 풀 수 밖에 없다느니.. 그러고 나보고는 나중에 결혼하면 아내가 그러더라도 잘하라고 결론을 짓더라고. 

 

무슨 뜻인진 잘 알겠어. 요즘은 남자들의 육아휴가도 잘 보장되고, 나는 남편들이 집안일과 육아에 모르쇠하는 시대는 사실 많이 지났다고 생각하거든. 

 

아주머니가 하시는 말씀도 충분히 이해하고, 아이 혼자 보는 힘든 입장도 나름 공감이 가더라고. (얘기를 들으면서 82년생김지영 그 책이 생각나더라.)

절대 여기까지는 나쁘게 듣지 않았어. 나도 결혼하면 아내가 그런 생각이 들지 않게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슬슬 남녀 차별을 느끼는 방향으로 자꾸 이야기가 이어갔어. 앞에 얘기하다만 군 가산점 얘기말야. 여자랑 남자 임금 차이가 큰 거 아냐고 묻더라.

 

어떤 기준으로 차이가 크다는 것 이냐고 되물었지. 

같이 입사를 한 동기의 임금 차이가 난다는 것인가? 라고 말야.

 

아주머니는 그렇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군 가산점 뉴스 얘기도 자연스럽게 하시던데, 살짝 이때부터 나는 기분이 안 좋아지더라고. 여자는 아이를 낳는데 왜 차별을 두냐는 식으로 이어나가더라.

 

나는 다시 물어봤어. 동기로 입사한 남녀 임금차이가 다르다는 것은 잘못된 것은 맞는데, 아무런 전제가 없는가?

어디서 뉴스랑 소식을 듣고 말하는 것인지 좀 알려달라고 했어.

 

아주머니는 그냥 인터넷에서 뉴스를 봤다는거야. 군 가산점을 받아서 그런 것 아니냐는 거야.

그럼 남녀가 같은 나이에 같은 해에 동기로 입사한 것이냐고 다시 물어봤어.

 

그건 모르겠대. 문제의 본질도 모르고 어디 맘카페에서 뉴스 기사만 주워들은건지 좀 까깝하더라고. 그래서 설명을 해줬어. 

 

남자들 2년 군대 갔다오면 그 사이 대학생 기준으로 여자애들 졸업을 한다. 내가 복학을 할 때도 여자애들은 졸업을 하고 취업준비를 한다. 명백히 취업 준비 기간에 있어서 나이와 기간에 여자가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주머니께서 말씀하신 임금차이란 같은 해에 동기로 입사를 했다고 해서 그 동기의 여자의 평균 나이가 더 어리고 실제로도 남자들이 2년이란 기간을 늦게 취업전선에 뛰어든다고 답을 했어. 아직 사회생활을 못해본 40대 중반의 아주머니라서 최대한 이해하고 차근차근 설명해드렸어.

 

그리고 아주머니가 그렇다고해도 여자들은 손해를 본다고 뜻을 굽히지 않더라고. 문제라고 생각하는 여자들의 임신/육아기로 인한 경력단절과 복직에 대해서도 내가 생각하는 나름의 의견도 전달했어. 능력이 되면 아기를 가지는 것이고, 기업에서도 여자들의 육아와 복직에 대해서 좋은 제도를 만드는 게 옳다는 생각이다 라고...

남자도 이제는 육아에 지원할 수 있도록 복지가 되어가는 것은 사실이니까. 물론 능력이 되는 대기업과 전문직이 주로 그런 것은 확실하니깐.

 

그런데 또 결혼을 하더라도 여자들이 집안일을 많이 보는 것은 사실이다, 자기 친구들의 남편은 결혼 초기에 집도 잘 치우고 뭐 하더니 결국 하나 둘 놓더라 느니 꼬리에 꼬리를 물더라고.

 

 

 하 진짜 빡쳐서...

 

우물 안 개구리 모습같아서 뭔가 안타깝기도 하고..

영영 저렇게 자신이 육아와 가정주부의 삶으로 사는 것을 피해자 인생이라고 생각하며 사는 모습이 좀 그래.

 

 

 

워낙 많은 얘기를 주고 받아서 그런지 생각나는대로 일단 적어봤어.

브로들도 사회생활 없는 아주머니랑 너무 얘기를 엮지마. 얘기 엮을 기회도 사실 없긴 하지만 나는 최악이야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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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LF WOLF Bro 포함 8명이 추천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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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프로댓글러 21.05.10. 15:47

글을보니 저까지 ㅂㄷㅂㄷ하게 되네요 ㅎㅎ

한쪽으로 생각이 박혀버린 사람과는 정말 대화가 안되죠 왜 그렇게만 생각하지?하고 답답한마음에 ... 설득 아닌 설득을 해보려하지만 결국 내속만 상해요

그아주머니가 40년 넘게 살아오면서 그 아주머니의 아버지의모습 ,남편의 모습 ,친구들 남편의 모습이 다 그러했다면 보고들은게 전부니 그렇게 생각 할수도 있는거겠죠 .

 

우리세대에 아직 그런 남자가 있을까요??

그냥 그런가보다하고 너무 속상해 하지 마시길 ..

남은 하루 정리잘하시고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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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코인 작성자 21.05.10. 16:50
프로댓글러

고마워 브로~~~ 브로도 월요일 마무리 잘하고 힘내!! 공감해주는 브로들이 있어서 속이 개운하네

2등 mia 21.05.10. 16:00

음.... 저 아주머니도 나중에 딸이 결혼하면 사위를 볼 텐데.... 왜 그러실까?? 여자 사위를 보고 싶은 건 아닐텐데.... ㅉㅉ

어차피 남자와 여자는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 세상에서 편가르기식 대화는 답이 없음.... 그냥 귀를 막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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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코인 작성자 21.05.10. 16:51
mia

댓글 고마워 브로. 딸들이 점점 커가면서 인식도 서서히 바뀌길 응원하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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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 blueskykim 21.05.10. 16:33

저런 분도 똑같은 한표를 행사할 권리가 있다는 것.. 그리고 그로인해 정치인들이 바보 표를 얻으려고 바보 짓에 찬동해대는 것이 민주주의의 문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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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코인 작성자 21.05.10. 16:59
blueskykim

순수한 아주머니들이 제일 속기 쉬운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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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코인 작성자 21.05.11. 13:36
울심마

이모티콘으로 심정을 다 표현해주는 것 같아 브로 ㅎㅎ

moneymaker 21.05.10. 18:18

열받는다 진짜 비양심적인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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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코인 작성자 21.05.11. 13:37
moneymaker

그러게.. 모두들 자신의 집단과 입장에만 서서 문제를 바라보아서 생기는 일이 많은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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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LF 21.05.10. 18:26

남편이 불쌍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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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코인 작성자 21.05.11. 13:37
WOLF

헉 운영자 브로께서 댓글을 달아주셨네..

공감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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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edbest 21.05.10. 19:11

참 공감이가네 여자들은 남자랑 진짜 많이 다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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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코인 작성자 21.05.11. 13:38
speedbest

날이 갈수록 남녀 갈등이 심화 고조되어 가는 게 참 안타까울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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