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팔콘 라이징>, 마이클 제이 화이트 영화리뷰
인터넷 게시판을 눈팅하고 있을 때, 누군가 올린 영화의 한 토막을 보았다. 그 장면만 봤을 땐 전체 영화의 질을 알 수 없었고 꽤나 재밌는 영화 같았다. 그 토막 영상을 올린 게시자도 꽤나 능청스러운 것이, 제목이나 주인공 이름 같은 부가 정보를 가린 채 정말 순수한 영상만 덩그러니 올린 것이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나를 포함한 누리꾼들의 궁금증이 폭발할 수밖에 없었다.
댓글에서는 ‘제목 뭐죠?’, ‘어떤 영화인가요? 시간 날 때 봐야겠네요’ 등등의 댓글이 달렸다. 그러자 글 작성자는 여전히 묵묵부답이지만, 영화의 정체를 아는 다른 회원들이 답글을 달아주었다. '팔콘 라이징요~'라고.
'Falcon Rising', 네이버 영화 소개 페이지에서는 ‘팔콘 라이징’이라고 하고, 다음 영화 소개 페이지에서는 ‘팰컨 라이징’이라 하고 있다. 팔콘이나 팰컨이나 중요한 거 아니다. 그런 거 따질 필요도 없는 영화다. 이건 좀 냉소적인 개그이지만 진심이기도 한 것이 전형적인 킬링타임용 액션 영화다. 스토리도 따질 필요도 없고, 남의 리뷰를 읽을 필요도 없이 그저 소파에 처드러누워 눈만 뜨고 있으면 되는 액션 영화다.
이 영화는 비교적 최근인 2014년 영화이고, 감독은 어니 바바라쉬, 주연은 마이클 제이 화이트, 라일라 알리, 닐 맥도프이다.
대략의 내용은 이러하다. 전쟁에서 퇴역한, 무진장 활약했던 전쟁영웅이 있다. 그런데 어찌나 전쟁에서의 죄책감과 트라우마가 심하던지, 삶에의 의지를 놓아버리고, 자살을 생각하면서 무의미한 삶을 보낸다. 그러다가 브라질에서 무료 봉사 활동을 하던 누나가 크게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 브라질을 향해 날아간다. 그러다가 누나를 다치게 한 이들이 국제 범죄 조직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드디어 이들을 향해서 거침없는 주먹질을 시작한다.
이 영화는 평이 나뉜다. 하나는 ‘리뷰를 쓸 필요도 없을 정도의 허접 영화다’라는 부류이고, 다른 하나는 ‘꽤나 볼만한 액션 영화였어요’의 부류다.
이는 영화에 대해 기대한 바에 따른 반응이다. 정통 할리우드 액션 영화, 예컨대 '007 카지노 로열'이나 '본 시리즈'와 같은 수준의 흥미진진함을 기대하고 플레이 버튼을 눌렀던 관객이라면 어이가 없어서 실소를 하게 된다. 반면에 킬링타임용 액션 영화라는 것을 알고 본 관객, 딱 그 정도 재미를 기대하고 본 관객은, 자신의 목적을 충족시켰기 때문에 ‘좋아요’라고 평한다.
이 영화를 보면 그 이유를 안다. 곳곳에서 정말 아마추어 틱한 연출과 연기를 발견할 수 있다. 주인공이 전쟁의 트라우마로 고통스러운 연기를 하지만 그 연기의 깊이란, 이경규의 '복수혈전'과 유사하다. 심지어 내가 당장 연기해도 저보다 잘하겠단 생각이 든다. 그리고 전쟁의 어떤 일이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고통스러운지, 그 배경도 자세하게 나오지 않는다. 그냥 전쟁 때문이다는 거다. 주인공의 액션도 특별히 시원하거나 스피디하지 않고, 만약 정두홍이 본다면 호된 꾸지람을 할만한 속도감이다. 나 스스로 ‘군홧발 액션’이라 이름 붙였다.
그럼에도 장점이 있다. 원빈 주연 ‘아저씨’나 이병헌 주연 ‘달콤한 인생’, 제이미 폭스의 ‘장고’처럼 빡돈 근육남의 복수 활극을 기대하는 관객에게는 취향 저격이 될 것이다. 더불어 유독 근육 흑형의 액션에 열광하는 관객층이 있는데, 그들은 ‘짱짱’이었다고 리뷰를 다는 영화다.
평점은 네이버 영화 평점 6.8, 다음 영화 평점 6.3이다. 어제 리뷰 쓴 ‘비천무’와 같은 평점이다. 기억나는 대사는 몇 개 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총은 순수하질 않아요’라는 동양인 나쁜 놈들 대장의 대사다. 총은 안 순수한데, 칼은 순수한단다. 그런데 그 말이 맞긴하다.
팔콘라이징도 괜찮지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