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하루에 시 하나 006
<봄은 고양이로다>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의 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생기가 뛰놀아라
1924년, 이장희라는 시인의 작품이야.
'봄'이라는 계절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고양이의 털, 눈, 입술, 수염에 빗대어 묘사한 시인데 딱 요즘을 위한 시 같다는 생각이 드네.
어제는 한강에 가서 바람을 잠깐 쐬었는데, 날은 포근하면서도 바람이 매섭게 부는게 아주 지랄맞더라고 ㅋㅋ
역시 봄은 고양이인가봐.
포근하면서도 매서운 구석이 있어.
지금으로부터 거의 백년 전 시인이 느끼는 바나, 지금 우리가 느끼는 바나 어떤 면에서는 별반 차이가 없는 그런 구석이 있다는게 신기하지 않아? 사람 사는 건 다 똑같은 거 같아 ㅋㅋㅋㅋ 그때도 시류에 편승해서 큰 돈을 벌려는 한탕주의자들도 있었을 거고, 보다 건강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이 세상을 어떻게 하면 더 낫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 사람들도 있었겠지. 눈앞의 현실이 하루하루가 너무 고되어 먹고 살기 바쁜 사람들도 있었을거고.
아무튼, 하루가 또 슬슬 마감되어가네.
다같이 힘을 내보자고 브로~
고양이같은 이 봄이 모두 지나가기 전에 만끽하기도 하고 ^^
화이팅!
나도 고양이 좋아해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