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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왜 법인택시기사는 그 누구도 안하려는 직업이 되었을까?

큐브 큐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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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 규정 네 확인했습니다.

일단 글에 들어가기 앞서 흔히 택시기사의 수입구조를 좀 아는 사람이라면 이런 이야기가 나올거임.

 

'법인택시기사는 자신이 벌어들인 수익에서 일정 금액을 사납금으로 택시 회사에 내고 남은 금액이 자기 수입이 된다'

 

대충 맞는 이야기인데, 엄밀히 말해 현재 대한민국에서 '사납금'이란 제도는 불법임. 그것도 무려 1994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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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부터 정부에서 규정하는 공식적인 법인택시의 수입 구조는 전액관리제임.

 

전액관리제란 쉽게 말해서 법인택시 기사는 자신이 벌어들인 수익을 모두 회사에 납부한 뒤, 택시회사한테서 받는 월급+수당으로 생계를 책임지라는 제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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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사납금 자체가 불법이다보니 법인택시노조에서는 오래 전부터 완전 전액관리제(일명 택시월급제)를 요구하고 있었음. 말 그대로 어떤 택시회사에 소속된 기사들은 모두 정해진 월급을 받자는 이야기임. 그 기사가 하루에 1만원을 벌었건 10만원을 벌었건.

 

근데 조금만 생각해봐도 이건 말이 안되는 이야기인걸 알수 있지. 모든 기사가 하루에 얼마를 벌건 무조건 똑같은 월급만 받는다면 일을 열심히 할 기사들이 있을까?

 

 

이런 상황에서 정부에서는 '2020년부터 모든 택시회사와 택시기사들은 전액관리제를 준수할 것'이라는 내용으로 법안을 개정함.

 

이런 과정에서 '변형 전액관리제'가 출몰하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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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택시회사에서는 위에서 말한 이유로 택시월급제가 말도 안된다는 것을 아니까 변형된 전액관리제를 시행하기 시작함.

 

그래서 현재 택시업계에서 전액관리제는 어떻게 돌아가냐?

 

 

1. 일단 월급제로 전환, 단 기사들의 근무태만을 막기 위해 '기준 운송수입금'을 설정

 

2. 택시기사가 기준운송수입금에 미달하는 수익을 거뒀을 시, 월급을 차감

 

3. 기준운송수입금보다 높은 금액을 거뒀을시, 회사에서 해당 금액에서 세금, 카드수수료, 퇴직금 등의 각종 비용을 차감한 뒤 해당 기사에게 수당으로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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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대기업 산하로 운영되는 카카오T 블루도 이런 방식의 임금체계를 채용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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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택 기사 은근 많이 버네라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하루에 12시간씩 월 25일간 근무한 결과물임.)
 

오히려 전액관리제를 시행하고 나서 이전보다 150만원 이상 더 벌었음에도 실수입은 감소하는 기현상이 벌어졌음.

 

왜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까?

 

 

사납금 제도 하에서는 사납금을 제외한 금액을 택시기사들이 그대로 가져가는 형태였으며, 법인택시기사들의 낮은 소득 수준을 감안하여 카드수수료에 매우 낮은 수준의 세금과 수수료가 적용되었고 거기에 현금매출의 경우 여러 자영업자들처럼 소득신고를 회피하는 방향으로 세금을 줄일수 있었음.

 

그런데, 전액관리제가 시행되면서 정부가 '이제 모든 수익은 일단 회사의 매출이니 정상적인 카드수수료와 세금을 떼겠다'라고 공언한 것임. 추가로 현금매출에 대한 소득신고 회피도 어려워졌고.

 

 

그 결과, 이제 택시기사들은 기준 운송수입금이란 이름으로 사실상 사납금 제도는 그대로 유지되면서(※)도, 기존 사납금 제도 하에서 전액 자신의 몫으로 가져가던 초과수입마저도 이제는 택시 회사에게 3~40% 가량을 떼이게 되는 신세가 되어버린 것임.

※ 그대로 유지된 경우는 다행이고 사납금이 전액관리제로 바뀌는 과정에서 후술할 이유로 기준 운송수입금이 대폭 오른 경우도 존재함.

 

일부 빡세게 일하던 기사들은 '아무리 오랫동안 일해서 초과수입을 벌어봐야 3~40%는 회사에 뜯기는데 이러면 기준 운송수입금만 벌고 퇴근하는 거하고 수입차이가 크게 없지 않느냐'라며 대놓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음.

 

 

택시회사는 어쩔수 없다는 입장임. 사납금제에서는 사납금 초과 금액은 오로지 기사의 몫이 되었지만, 전액관리제 하에서는 모든 수익금이 전부 회사의 수입으로 잡히고 그에 따른 세금, 수수료, 퇴직금 등등이 따라붙으니 이를 충당하려면 기준 운송수입금을 초과하는 금액에서도 최소 30% 이상은 받아야 수지타산이 나온다라는 것이 택시회사의 주장.

 

 

이러한 문제가 터지자 부산 같이 기존 사납금제도 계속 허용하겠다라는 입장으로 선회한 지자체가 생기기 시작했고, 당연히 정부에서는 '전액관리제를 준수해라'라며 종용하고 있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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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2019년의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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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2022년의 자료)
 

서울시의 경우, 전액관리제를 준수할 것을 철저히 요구했는데 그 결과, 2015년 60%에 달하던 법인택시 가동률이 불과 7년만에 거의 절반 가까이로 떨어졌음. 종사자로 따지면 약 45%가 이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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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가동률이 떨어지니 파산하는 택시회사도 여럿 나오고 있는 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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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를 본 개인택시 기사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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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알빠노'임. 아니, 오히려 더 좋아하는 경우도 많았음.

 

그야 간단한게, 법인택시가 줄어들면, 사람들이 개인택시로 몰려들어 본인들의 일거리가 늘고, 곧 수입 증가로 연결되는데다가 면허를 사고팔수 있는 법인택시 특성상, 면허값이 비싸지는 것도 개인택시 기사들에게는 엄청난 이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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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게 되자 택시월급제를 요구하던 법인택시 노조도 둘로 분열됨.

 

'지금이야말로 완전한 택시월급제로의 전환을 요구할 때 vs 딱 봐도 현실성 없는걸 왜 자꾸 밀어붙힘? 현실적으로 사납금제 복귀를 요구하자'

 

 

이런 상황에서 법인택시 기사의 이탈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으며, 머지않아 다른 일 하기 힘든 노년 기사들 빼면 대리운전처럼 밤에 잠깐씩 부업으로 하는 사람들만 남는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도 나도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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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시민과 언론에서는 '우버나 타다 같은 신산업을 무작정 배척하기만 하다가 업계 내 혁신시도까지도 막아버려 결국 모두가 힘들어졌다'라고 지적하고 있으며, 이를 완전히 부정할수는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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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기준)

 

근본적인 문제는 타국 대비 턱없이 낮은 택시요금 때문임. 근본적으로 택시기사의 장시간 저임금 노동으로 이런 택시요금이 유지되고 있던 형편인데, 이런 상황에서 안 그래도 심각하게 적던 수입 자체가 실질적으로 더 줄어버리게 된 상황에서 감내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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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가로, '개인택시 할려면 법인택시 몇년 무사고운전해야 하는거 아님?'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을텐데, 몇년 전까지는 맞는 이야기였지만 이제는 바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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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영업용 차량이 아니더라도 5년 무사고 경력만 충족되면 누구든지 택시운전자격증과 운전 적성 정밀검사만 받으면 (개인택시 면허가 있다는 전제 하에) 개인택시를 몰수 있게 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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