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잡담 권태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생각한다.
긴 글이니 '그래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라고 받아들일 생각이 있는 사람은 쭉 읽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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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상대방이 싫거나 나랑 안 맞는 것도 아닌데, 뭔가 '이 사람이 맞나?'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하는 시기가 권태기라고 생각한다.
주변에서 흔히들 말하는 권태기로 인해 헤어지는 걸 반복하는 사람들을 많이 봐 왔는데, 나는 그 권태기가 오는 게 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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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상 권태기가 오는 시기는 흔히 몇 가지 부류로 나뉘는데, 대표적으로는,
1. 자신이 상대방에게 가진 환상이 깨지기 시작할 때(더 이상 새로운 모습을 기대하지 않을 때)
2. 오랜 만남으로 인해 더 이상 예전과 같은 설레임이 느껴지지 않을 때(흔히 말하는 할 거 다 해 봤을 때)
이렇게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이 두 가지를 다른 시각에서 해석해야 이 권태기라는 것이 왜 더 깊은 관계로 나아갈 수 있게 해 주는 것인가에 대해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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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신이 상대방에게 가진 환상이 깨지기 시작할 때(더 이상 새로운 모습을 기대하지 않을 때)
- 주로 10대에서 20대 초반(어릴 때)에 가지는 권태감이다.
이 때는 아직 이 세상의 중심이 자기 자신인 시기라서, 자신이 정한 기준에 상대방이 맞지 않는 것에 대해 잘 받아들이지 못 한다.
즉, 상대방을 하나의 독립적인 인격체로 보지 못 하고, 그저 자신의 환상을 충족시켜 주는 존재로 봤을 가능성이 컸다는 말이다.
(남자가 접점 없는 첫사랑, 짝사랑을 잊지 못 하는 것도 이것과 같은 이치. 내 상상 속의 상대 이상으로 자신의 환상을 충족시켜 주는 사람을 못 만나기 때문)
하지만 이것은 아직 지인 이상의 인간관계에 익숙하지 않은 젊은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겪는 현상이기 때문에 충분히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존잘남이나 존예녀는 상대방이 알아서 그 환상에 다 맞춰 주긴 한다)
이럴 때는 '그럴 수 있다'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상대방을 대하는 것이 첫 걸음이다.
단순힌 응석을 받아 주라는 얘기가 아닌, 상대방도 독립적인 생각을 가진 하나의 사람임을 깨달으라는 말이다.
나는 지금도 내 기준에서 이해가 안 되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마음 속으로 이 말을 되뇌인다.
물론 법에 저촉되거나 도의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한에서만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상대방에게 아예 기대를 하지 말라는 소리가 아니다.
무엇에 대해 기대하는 것인지, 그 기준을 바꿔 보라는 소리다.
예를 들어, 나는 치마를 즐겨입는 여자를 좋아하는데, 여자가 나를 만날 때 바지만 입고 나온다면, 또 그게 살짝 불만이라면,
일단은 '쟤라는 사람은 치마보다는 바지를 더 좋아하다 보다'라는 사실을 인정해 주는 것 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또 그 사실에 '이 사람은 나를 안 좋아하나 보다'라며 멋대로 권태감을 느끼지 말고, 대화를 통한 '타협점'을 찾으라는 것이다.
그리고 아까 말한 기대의 기준을 '상대방이 나에게 맞춘 결과'가 아닌 '나를 위해 노력하는 과정 그 자체'에 두는 것이 좋다.
상대방 여자가 신체적 콤플렉스라던지, 개인적인 트라우마 등으로 인해 치마를 꺼려할 수도 있지만, 당신을 좋아한다면 최소한 타협점을 찾으려는 노력을 보일 것이고, 결국 그 타협의 결과가 치마가 아닌 돌핀 팬츠나 핫 팬츠가 되어도 그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이 내 결론이다.
만약 이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치마를 입지 않았다는 그 사실에 대해서만 불만을 가진다면, 당신은 아직은 그 사람 자체보다는 치마를 입어 주어 내 환상을 채워 주는 사람을 더 원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은 권태기와 상관없이 그냥 헤어지는 편이 서로를 위해 더 나을 지도 모른다.
예를 단순히 패션으로만 들었지만, 이는 패션 뿐만 아니라 외모, 성격, 말투, 가치관 등의 상대방에 대한 모든 것에 대입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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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오랜 만남으로 인해 더 이상 예전과 같은 설레임이 느껴지지 않을 때(흔히 말하는 할 거 다 해 봤을 때)
- 이 경우는 1번으로 인해 잦은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10대 후반, 20대 초반과는 달리, 어느 정도 자신의 욕심(환상)을 내려 놓고 만나는 사이에서 오는 권태감이다.
이 시기에서 오는 권태기는 다른 말로 바꾸면 정이 들어가는, 연인 이상의 관계로 발전하고 있는 시기라고 나는 생각한다.
본인들만 눈치채지 못 했을 뿐, 이것이 본질이라고 난 생각한다.
보통은 이 시기까지 오면 서로가 충분히 이 사람이 나쁜 사람이 아님을 인지하고 있을 단계이다.
동시에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이 이상을 가져다 주진 못 하는 걸까?'라며 의구심이 드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전과 같은 설레임은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그 짜릿했던 기억들을 새로운 사람에게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와 같은 생각을 하고 마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러한 생각은 목이 마르니까 바닷물을 마시겠다는 것과 맥락이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예전의 설레임을 되찾겠다는 것은 굳이 말하면 법에 저촉되는 행동은 아니다. 충분히 할 수 있는 선택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던져 봐야 한다.
'도대체 언제까지?'라고.
이 질문에 명쾌히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헤어져도 좋다.
기생충 송강호의 대사처럼,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물론 이 질문에 쉽게 대답하는 사람은 애초에 답을 정해둔 채 그 명분을 찾고 있을 확률도 높다.
단순히 설레임을 되찾기 위해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전 연인과의 비슷한 과정을 거쳐 또 이와 같은 시기에 도착한다면, 도대체 이것이 우리에게 남기는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과연 평생 나에게 새로운 설레임을 주고, 내 환상을 만족시켜 줄 사람을 만나는 게 가능한가?
또 내 환상과 설레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무엇이며, 그것을 알고 있다고 해도 도대체 언제까지 찾을 것인가?
남자들은 하물며 남성 판타지의 끝인 AV조차 한 편만 보라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게 정론인데.
대체적으로 아무런 기준도, 계획도 없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그 중 누군가는 적어도 전 연인보다 더 큰 설레임을 주는 상대를 만나기도 한다.
당장 유튜브만 봐도 지구 반대편에서 운명을 만나 결혼한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하지만 그게 너, 나 혹은 우리가 될 확률이 얼마나 있겠는가의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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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말한 것과 같이, 나는 권태기야 말로 진짜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하나의 필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정신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또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줄 수 있는 그런 소중한 시기라고 말이다.
댓글 4
댓글 쓰기권태기야말로 상대방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다고 생각해
객관적인 관점으로 상대를 바라보는게 가능하지 않을까 ㅎㅎ
사람이다 보니까 권태기란것은 당연히 오는것이고 항상 한결같을 수는 없지 .. 그래서 서로가 노력을 많이 해야해
정말 이여자 없으면 죽을거 같은 기간이 1년 지나니까 그 마음이 사라지기 시작하고 2년 지나니까 다른 여자 만나고 싶고 3년 지나니까 헤어지고 싶더라는ㅎㅎ권태 로울때 그때 생각을 더 깊이 하고 대화를 더 많이 하고 더 많이 만나고 해야할 시긴데 우린 거의 반대로 하지..
권태기라 아이들이 커가다보니 집사람과의 관계가 소홀해지는 것이 사실이죠 이걸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권태기를 극복할수 있을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