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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노하우 고백해서 차였습니다

호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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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백해서 차였습니다.

31살에 지금껏 연애경험없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돌이켜보면 맘에 드는 여성에게 제대로 고백해서 차인 것조차 이번이 처음이군요.

( 그 전에는 전화로 어리버리하는 등 완전... 에휴)

...둘이서 밥 한 번 같이 못 먹어봤습니다.

제가 불러내서 차 한 잔 마시고, 산책 한 번 같이 한 게 전부입니다.

다만 저 스스로 분위기가 괜찮다고 생각, 주말에 데이트 신청을 했는데 약속있다고 거절당했습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전 정말 약속이 있어서 그런가보다 했죠.

다음날부터 제가 계속 커피마시자고 카톡을 보내자, 이런저런 이유로 거절했습니다. 급기야 마지막에는 "저한테 할말 있으세요?" 이런 정색이 담긴 답변이 오더라구요. 순간 '아 내가 나 혼자 망상에 빠져 있었구나' 하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나름 울프코리아의 연애관련 글들을 보면서, '음 절대로 고백은 먼저 하지 말아야지. 먼저 친해지고 연인관계로 발전한 다음에 고백해야지 룰루랄라~' 하고 있던 저에게는 카운터 펀치나 다름없었습니다. 친해질 기회조차 주지 않겠다는 것이었으니까요.

다만 순간적으로, 까이더라도 정식으로 고백은 한 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으로부터 교훈을 얻고 싶었습니다.

예전의 저같으면 카톡으로 대충 '아 그쪽이 개인적으로 맘에 들어서요.. 하지만 저 혼자 앞서나갔던 것 같네요 불편하게 해서 죄송합니다' 이랬겠지만, 대신 직접 얘기하고 싶다고 답변을 보냈습니다. 그랬더니 알았다고 하더군요.

그녀를 불러낸 저는 고백을 했고, 보기좋게 거절당했습니다.

그녀가 저를 딱히 어장관리한 것도 아니고, 그녀에게 제 마음을 지속적으로 어필한 것도 아닙니다. 그녀는 평소 남자로 보지도 않던 사람이(호감 정도는 있었겠죠) 느닷없이 고백해 왔기에 별 고민없이 거절한 것 뿐입니다. 저로써는 크게 내상을 입지 않으면서 약간의 연애경험치를 올릴 수 있게 해준 것에 대해 감사해야 하는 입장이랄까요...

 

2. 내게 과연 매력이라는 게 있었나

연애관련 글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나오는 얘기가 있죠.

너 자신의 매력을 먼저 알라고.

전 그걸 읽으면서, '암 그럼 무릇 자신의 매력을 알아야지. 나는 이미 내가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 이렇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차이고 나서 보니 과연 내게 여자를 반하게 할 매력이 있는가 하는 의문과 함께 자신감이 급하락하네요.

확실한 것은 제가 스스로를 과대평가하고 자기관리를 소흘히 해 왔다는 점입니다.

정말이지 문장을 아는 것과 온몸으로 깨치는 것은 천지차이인 것 같습니다.

 

3. 배운 것

또 한가지 배운 것이 있습니다.

지금의 나는 어떤 여자가 나를 남자로 보는 지 아닌 지를 판단할 능력이 없다.

왜냐면 전 고백해서 거절당한 지금조차 의아하니까요. 정말 그녀가 저를 좋아하는 줄 알았거든요. 그녀가 나를 좋아했다고 여겨지는 근거가 100이라면, 그 반대의 경우는 2정도였으니까요. 그 근거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아 그 때 내가 웃긴 얘기 했을 때 빵 터졌었지' 뭐 이런 것들이지만요. 친구가 이런 얘기하면 '야 정신차려!' 이랬겠지만, 막상 내가 겪어보니까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 쉽지 않네요.

 

4. 부끄럽습니다. 이제 시작이라는 것이

부끄럽습니다.

좋아한다는 말조차 전하지 못했던 과거에 비하면, 어쨌거나 여성을 고백의 테이블까지 끌고 왔다는 것조차 대견스러워해야 한다는 사실을요.

전 이제 시작인 거겠죠... 2년 전 좋아하는 여성에게 섣불리 전화로 고백했다가 거절당해서 혼자 삐지고 혼자 되도않는 밀당하고 또다시 전전긍긍하고 혹시나 해서 다시 잘해주고 혼자 앓고 질투하고 그렇게 몇개월 보냈던 과거의 저에 비하면... 많이 진보한 것이겠죠ㅠ

부끄럽고, 고맙고, 쪽팔리고, 한심하고... 답답합니다.

다음 목표라면..

맘에 드는 여자분과 썸남썸녀 모드로 조금이라도 만나다가, 분위기 있는 까페에서 차라도 마시면서 정식으로 고백해서 차여보는 것이 목표입니다. 적어도 그 분 입에서 '오빠는 좋은 사람이에요' 라는 얘기 정도라도 나왔으면 좋겠어요. 그 단계까지라도 가보고 싶습니다. 지금의 저는 (제가 마음에 드는 레벨의 여성들이 볼 때에) 시야에는 없는, 그냥 이름만 아는 사람 정도인 것 같습니다.

점점 나이는 먹고 기회는 줄어들겠죠. 앞으로 수많은 거절과 당혹감과 좌절이 기다리고 있겠죠. 연애란 그런 것이겠죠.

하지만 이런 연애초보 후배를 위해 단 한마디 조언이라도 해주신다면,

그리고 위로가 될만한 얘기를 해주신다면 정말 힘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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