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10개
  • 쓰기
  • 검색

싱글라이프 34살이 되어서야 좀 따라 잡은 것 같은데, 지나간 세월이 아쉽다.

음악재능
177 3 10

image.png.jpg

 

 

대학원가서 학위따고 지방소재 국가기관에서 일하고 있어.

진짜 개같고 동전 하나하나 세가면서 생활하던 박사생활이라서, 주위 둘러볼 여유가 없었고

취직하고 나서는 내 집이 가지고 싶어서 그냥 미친듯이 일-직장이었음.

 

연애는 사치같기도 하고, 여유가 없어서 스스로에게 자신감이 정말 없었던거 같음

집도 없고, 차도 없고, 외식도 안하고 그렇게 버티다가 작년 겨울에 겨우 대출껴서 집 샀음. 

확실히 내집이라는 안정감이 있더라.

 

어차피 지방이라 서울같은 미친 가격은 아니고.. 그래도 5억6억하는데긴 해.

하여간 집 구하고 나니 약간 현자타임 비슷한게 왔음. 

 

대출생각하면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수입 1/3 정도는 은행에 갚아야하고

여전히 긴축재정이긴한데, 뭔가 여유가 생길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그런생각하면서 불완전연소된 상태로 계속 지내고 있더라구....

 

하여간 직장+집도 생겼고 나이도 차니깐 집에서 선개팅? 소개팅을 주선해주시더라

그래서 올만에 고향가서 소개팅 나갔는데.. 뭐라 말해야할지 모르겠어서 고민을 많이 했음.

말 못하고 버벅거리고 그런건 아니고, 어차피 회의나 pt발표도 자주해서 말빨 딸린다고는 생각안하는데

진솔한 얘기보다는 뭔가 서비스적인 마인드로 상대방을 기쁘게 해드려야겠다? 약간 그런식으로 진행되는거 같더라

 

그런데 거기서 그이상 말이 안나오더라구. 애프터 신청이라던가, 사귀자던가, 그런 연애쪽으로의 대화를 못 진행하겠음.

일상사 정도에서 멈추고.. 한편으로는 그 카톡같은거에서 미묘한 그 밀당이라고 해야하나, 그런것도 귀찮아지고..

내 스스로가 이렇게 느꼈음. 

 

'내가 진짜 연애를 원하는건가? 이분한테 뭔가 팍 오는게 아닌데, 그냥 외로워서 그러는건가?'

'왜 내가 이렇게 감정소비하면서 이분 마음에 들까 안들까 고민하면서 스트레스받아야하지?'

 

그래서 상대방분이랑 만나면서도 뭔가 한편으로는 냉정해졌음.

 

거기서 그렇게 한번 생각하고 나니깐, 그냥 팍 식더라.

 

 

공적인 관계 말고, 뭔가 달달한 사적인 관계를 가족말고 가져본게 너무 오래된거 같음.

대학원때는 성과 못내면 취직 못하고, 취직 못하면 그냥 그대로 끝이다 생각에 정말 절박하게 일했고

취직해서는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직장인 생활이니 그거 따라잡지 못하면 안되겠다 싶어서 일했고

때마침 미친듯이 오르는 집값은 날 더더욱 몰아간거 같아..

 

불알 친구들도 다들 독립해서 타지 가있거나 고향 남아 있는 애들도, 내가 지방이니 만나기 힘들고..

 

 

정말 친한 분한테 이런 고민 말하니깐, 요즘 시대에 집 가진 남자 별로 없으니깐 조건 괜찮다고 

너만 좀 노력하면 문제없을거다 하는데, 내가 문제가 있는거 같음 ㅋㅋ

뭔가 자신감도 없는거 같고, 뭔가 부족한거 같고.. 아무나 앞에 앉아서 그냥 얘기하라고 하면 1시간이고 얘기할거 같은데

연애하라고 하면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내년이면 35인데, 이제 30대 중반이라고 해도 부정 못하는 나이잖아..

직장 있고, 차는 없지만 그래도 집은 있는데. 정작 연애라는걸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인간이 남았네

 

내가 제대로 길을 걸어왔는지 모르겠다

신고공유스크랩
머선129 머선129 Bro 포함 3명이 추천

댓글 10

댓글 쓰기
1등 담군 21.01.26. 14:29

30대중반에 미혼인분들 많~~~습니다. 조급하실것 없고 걍 맘설레게 하는 여자만나서 연애하세요

2등 휴게팅 21.01.26. 14:29

30~34 여성분들 만나면 되지요.

일단 사람을 많이 만나면 이래저래 기회 생기는거 같아요.

3등 카오루 21.01.26. 14:30

저도 비슷한나이들어서 일시작하고 돈벌고 있는 아재입니다만 처음 사람 소개받으면 적응이 안되더라구요 제작년에 지금까지 7명정도 스치거나 만났었는데 뒤돌아보면 사람 똑같습니다 오히려 친구처럼 편안하게 이야기했던 만남들이 상대방에게 좋은인상을 주더라구요 만나면 비슷한 또래친구 사귄다고 생각하고 솔직하게 터놓아보세요~

음악재능 21.01.26. 14:30
카오루

뭔가 마인드를 고쳐먹어야 할거 같아요. ㅠㅠ

 

이게 제가 여행 좋아했던거랑 비슷한데, 20살때 해외든 국내든 정말 많이 여행다니고 그랬거든요. 그러다보니 그 과정을 너무 잘 아니깐 지금 와서는 어디 여행갈까 싶어도 수속밟고 비행기는 몇시간 타야하고 , 도착해서 어디 가는데 몇시간 걸리고 이런 과정이 다 생각나니깐 뭔가 압도당하는거 같아서, 에이 때려치자 하며 포기했거든요...

 

30대의 연애는 다르겠지만서도, 예전에 연애 경험을 생각하면 그 과정 자체에 질려 압도당하는 그런게 있네요.

부엉 21.01.26. 14:30

난 쓴이보다 나이도 훨씬 어려서 뭐라 조언은 못드리겠지만...이제 남들 따라잡았다는 그런 생각마요 형은 형만의 길을 간거고 목표를 이뤄왔잖아요. 자기만의 속도 방향이 있는거죠. 형이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노력한다면 형에게 걸맞는 여자가 나타날거에요. ㅎㅎㅎ 지굼꺼지 보낸 시간 세월 아쉬워하지마요. 형은 누가봐도 열심히 설아왔으니까요. ㅎㅎㅎㅎ 화이팅!! 좋은 일만 있길 바라요 형

profile image
울면안돼짜장면안돼 21.01.26. 19:58

걍 오히려 가식을 좀 놓으시고 편하게 만나보시는게 좋을거같아요 사실 그게 좀 어렵죠

profile image
난오늘만산다 21.02.24. 22:42

브로~ 나는 브로와 같은 나이에 애 둘낳고 결혼해 사는데, 내가 드는 생각은 나도 내 나이대 집 가지고 있는 친구들 보면 너무 부럽고, 내가 뒤쳐졌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 이런 문제는 개인 상황에 따라 상대적인거 같아 이제까지 열심히 살았으니 즐겨 인연은 있더라구

profile image
James 21.02.25. 19:55

동호회 같은거 나가보는거 어때?

꼭 여자를 만난다는거보단 친구를 사귄다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열심히 살았잖아

잠깐 쉬어갈 필요도 있을거야

뀰곰 21.04.06. 10:43

달려온만큼 이제 그 노력을 주변에서 알아봐주는 사람이 있을 것 같은데??!!

0%
0%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삭제

"34살이 되어서야 좀 따라 잡은 것 같..."

이 게시물을 삭제하시겠습니까?

태그 : 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