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정신없는 첫 유럽여행기 15편 인터라켄+제네바 (2)
국가명(기타) | 스위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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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인터라켄에 2박3일 동안 머무를 예정이었는데 생각보다 인터라켄이 너무 좋기도 하고
날씨가 안좋았던 점이 아쉬워서 하루 더 머물기로 결정했다.
숙소는 원래 묵던 백팩커스 하루 더 연장하려고 했는데 예약이 꽉 차서 안된다더라
그래서 인터라켄에 있는 다른 숙소로 옮겼다.
스위스는 패스가 꽤 복잡해서 계획을 잘 짜야하는데 융프라우요흐에 안 올라가봐도 괜찮을 것 같다고 판단해서
패스를 안샀다. 근데 이대로 가기가 아쉬워서 결국 금전적으로 제법 손해보고 사서 올라가기로 했음
옮긴 숙소에서 찍은 사진이다.
왜 찍었는지는 모르겠다.
같은 방에 중국인이 있었는데 심심했는지 뭐라 뭐라 말하길래 잠깐 말 상대좀 해줬다.
고등학교 때 중국사 배운 거랑 엮어서 '중국 역사에 관심이 있다.'
'중국의 이런 이런 점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이러면서 중국 칭찬좀 해주니까
입꼬리가 씰룩씰룩 올라가면서 정말 좋아하더라.
반응을 보아하니 중화 사상에 쩌든 중국인 같아서 길게 대화 안하고 나왔다.
물 색깔이 신기해서 그냥 찍어봤다.
물 색깔은 언제 봐도 신기하더라.
입욕제 뿌려놓은 것 같은 색깔임
융푸라우요흐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산악열차를 타야 하는데, 말 그대로 기차를 타고 산을 올라간다.
어떻게 산에다 철도를 만들었을지 모르겠지만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타고 온 산악 열차는 이렇게 생겼다.
빨간색이 참 예쁘다고 생각한다.
주변 풍경이랑도 잘 어울리는 것 같고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고도가 3500미터 정도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열차를 통해 단시간에 빠르게 올라오니
일시적인 고산병 증상이 나타나면서 제법 어지럽더라.
어지럼증이 완화될 때까지 한산한 곳을 찾아 휴식을 취했다.
대부분은 아무렇지도 않아 하는 것 같은데, 나처럼 어지럼증을 느끼는 사람도 꽤 있는 것 같았다.
어떤 사람은 사람이 지나다니지 않는 구석에 그냥 누워있더라
위로 올라가면 실외로 나올 수 있다.
Top of Europe이라고 쓰여있다.
유럽 최고봉이라고 홍보를 쭉 해오다가 유럽 최고봉은 러시아에 있는
엘브루즈 산이라는 지적이 있자, 유럽 최고봉이라는 표현을 빼고 유럽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역
혹은 top of Europe같은 모호한 표현을 쓰게 되었다는 카더라가 있다.
사실 같은 산맥에 있는 몽블랑 산보다도 낮다고 한다...
그냥 귀여워서 찍어봤다.
다시 안으로 들어가면 긴 통로가 있는데, 그 통로에 이렇게 구경할 수 있게 꾸며놓은 장식물들이 있다.
통로를 지나면 이번에는 인공적으로 만들어 놓은 얼음 동굴이 나온다.
영화 아이스에이즈에 나오는 캐릭터인데 역시 귀여워서 찍어봤다.
얼음 동굴을 통과하면 다시 밖으로 나올 수 있다.
아래쪽에 있는 스위스 깃발을 펼치고 사진을 찍는 것이 유행인 것 같더라.
사진을 찍으려고 다들 줄을 서 있었다.
앞에 서있던 사람이 나한테 사진좀 찍어달라고 부탁해서 찍어줬는데
적당히 찍어줬더니 '오 유얼 쏘 스윗~'이러면서 온갖 호들갑을 떨고 고맙다고 한다.
물론 사바사겠지만 대체로 백인들이 작은 일에도 리액션이 커서 사진 찍어주는 보람은 있다.
반대로 내 사진이 필요할 때는 한국인한테 부탁하고 한국인이 없으면 최소한 일본인한테 부탁하는 게 국룰
나머지는 사진을 너무...
다시 안으로 들어오면 컵라면을 포함한 각종 먹거리를 팔고 있는 곳이 있다.
뭔가 피사의 사탑에 가면 특이한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어야하는 것처럼 여기 오면 컵라면을 먹는게
국룰인 것 같아서 나도 구매했다.
유럽의 정상(사실은 아니지만)에서 먹는 컵라면의 맛이 각별하다.
다시 인터라켄 시내로 내려왔다.
하늘에 패러글라이딩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나도 정말 하고 싶었지만 사정상 못하게 되어서 너무 안타까웠다...ㅠㅠ
볼 때마다 물 색이 신기해서 또 찍어 봤다.
기차를 타고 제네바로 이동했다.
다음 목적지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였는데, 인터라켄에서 한 번에 가기엔 너무 멀어서
일단 제네바까지 가서 일박을 한 뒤 바르셀로나로 향하기로 했다.
심야 시간이 되어서야 도착한 제네바 역
스위스는 물가가 비싼 덕인지 난민들이 없어서 치안이 좋고 여행하기에 쾌적하다고 생각하는데
심야라 그런지 제네바 역 주변은 예상과 다르게 다소 치안이 안좋아 보이는 분위기였다.
숙소로 가는 길에 목이 말라서 사이다를 사마셨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아직까지도 이 때 마신 사이다의 맛이 종종 생각난다.
여행 중에는 기분이 들떠서 그런지 이상하게 유독 맛있게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
숙소에 도착했는데 심야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다 밖에 나와있었다.
무슨 일인지 궁금했는데 결국 알아내지는 못하고 체크인을 하고 방으로 갔다.
유럽식 욕실은 쓸 때마다 불편하더라. 뭐가 불편했는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당시에 뭔가 불편했다는 느낌만 기억난다
다음날은 제네바의 명물이라는 분수를 보러 가기로 했다.
사실 제네바에서 하루 만에 바르셀로나로 가야하는 긴 여정이라 제네바를 길게 구경할 수는 없고
3시간 정도의 여유만 있었다.
숙소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분수가 있었다.
물이 무려 140미터 높이까지 올라간다고 한다.
분수에 가까이 갈 수도 있었다.
분수에 다가갈수록 물방울이 많이 튀어서 더 이상 가까이 가면 옷이 젖을 것 같더라.
그래도 이건 못참지ㅋㅋ
'분수에 가장 가까이 가는 업적을 달성하였습니다!'
'보상으로 물에 빠진 생쥐 꼴을 얻었습니다!'
적당히 분수를 구경하다가 바르셀로나 행 기차를 타러 역으로 출발했다.
인터라켄.. 1년만 살아봤으면 싶은 곳이었지... 1억이면 되려나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