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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승리호 , 250억짜리 영화의 가치란

llewy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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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호 표지1.png.jpg

 

 

승리호가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후에, 덱스터가 만들어 낸 비쥬얼 임팩트에 놀라는 사람들만큼이나

 

촌스러운 대사, 전형적인 신파극의 구조, 억지로 맞춘 듯한 가족 영화적 요소에 실망감을 표시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 엄연히 말하면 피로 이어진 혈연이 아닌 유사 가족이지만 -

 

SF라는 장르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많고요.

 

 

 

양쪽 의견 중 어느 쪽이 타당한가를 논의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장문의 글이 나올수는 있지만

 

저는 이미 많이 논의된 이 작품의 내적인 완성도에 대한 평가보다는,

 

왜 한국 최초의 블록버스터 SF 영화가 이러한 방식으로 만들어 질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해서 말하고 싶습니다.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 부분에 대해서 설명하기 위해서는

 

SF 하위 장르의 차이에 대해서 말씀드릴 수 밖에 없군요.

 

흔히들 우리나라 영화 시장에서 SF는 제작 뿐만 아니라 관람 측면에서도 불모지라고 말하지만,

 

엄연히 말하면 우리나라는 SF의 불모지가 아니라, SF의 갈래 중 하나인 특정 장르의 불모지입니다.

 

공상과학, 우주 배경의 작품이라면 뭉뚱그려서 SF로 칭해지는 경우가 많지만 

 

SF라는 장르는 하위 장르별로 작품이 지향하는 방향의 편차가 상당히 큰 편이죠.

 

 

스페이스 오페라라는 장르는 주로 스타워즈, 스타트랙처럼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어드벤처물, 액션물에 가까운 액션 활극들을 의미합니다.

 

우주에서 벌어지는 서부극, 히어로물이라고 보면 적절할 것 같네요.

 

과학적 이론에 기반을 둔 작품이 아니라 판타지에 가깝죠.

 

비교적 근래의 작품 중에서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 정확히 이 장르에 부합할 겁니다.

 

그런데 이 장르는 놀라울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장사가 안 됩니다!

 

중장년층에서 이러한 장르에 대한 수요가 놀라울 정도로 낮기 때문이죠.

 

비현실적인 설정에 대한 거부감을 표하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스타워즈 포스터.jpg

 

 

하드 SF 같은 경우에는 좀 더 과학적인 이론과 내적인 인과관계를 중시한 장르로
 

작품 내적인 밀도가 높은 대신에 화려함이나 속도감은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 실제 과학 이론과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더라도 내적으로 최대한 그럴 듯하 보이도록 만드다는 겁니다! -

 

대체로 무거운 분위기의 작품들이 많고, 정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이죠,

 

과거를 돌아가면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콘택트 같은 작품들이 있고

 

좀 더 현재로 거슬러 올라오면 그래비티, 인터스텔라, 마션,

 

어라이벌(한국판 제목이 콘택트인 2016년 작품) 등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또 웃긴게 이 작품들은 스페이스 오페라와 다르게 우리나라에서 제법 수요가 있어요 ;;

 

특히 인터스텔라는 북미나 해외 시장에서 의외로 부진했는데 우리나라에서 1000만이 넘었죠.

 

이에 대해서 몇몇 사람들은 가족 영화적인 요소가 크게 어필했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만.

 

 

인터스텔라 포스터.png.jpg

 

 


아무튼 한국에서 SF를 만드는 것도 모험이지만,

 

그 중에서 스페이스 오페라를 만드는 건 거의 상업적 자살 행위라고 봐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모험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조성희 감독의 승리호는 누가 봐도 하드 SF가 아니라 스페이스 오페라입니다.

 

- 여기도 장르란에 SF가 없어서 액션-판타지로 등록을 했는데, 하드 SF는 뭘로 하면 좋을까요 ㅎㅎ-

 

이 부분에서 우리는 이 감독이 어떻게 투자자들을 설득했을까 궁금증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상업적 자살 행위에 가까운 작품을 250억 들여 만드는데 어떤 사람들이 선뜻 투자를 하겠어요?

 

 

저는 이 부분에서 한국 최초의 스페이스 오페라가 한국형 가족 드라마가 될 수 밖에 없었다고 봅니다.

 

스페이스 오페라라는 장르로 젊은 층을 잡고, 가족 영화적 요소로 중장년층을 잡으면 되지 않겠는가?

 

라는 부분으로 투자를 망설이는 사람들을 설득하지 않았을까요.

 

어쩌면 조성희 감독은 인터스텔라가 우리나라 흥행하는 걸 보며 이런 구상을 떠올렸을지도 모르겠네요.

 

 

승리호의 가족 드라마적 요소에 부정적인 의견과 별개로 이런 요소는 우리나라 영화 시장의 치트키죠.

 

예시를 들 필요도 없을 정도로 굉장히 많은 영화들이 생각이 나실 겁니다.

 

 

더군다나 조성희 감독은 비슷한 장르로, 판타지 + 유사 가족으로 흥행을 성공 시킨 적이 있습니다.

 

늑대소년에서 송중기와 박보영의 관계는 이성 관계기도 하지만,

 

동시에 철없는 동생을 키우는 나이차 많이 나는 언니 같은 관계로 보이기도 하죠.

 

탐정 홍길동에서 이제훈과 말숙이의 관계는 그 역전판이고요.

 

 

영화라는 장르는 예술이지만 동시의 산업이기에, 정말이지 손익분기점의 미학입니다.

 

무려 250억짜리 영화를 만들면서 흥행을 생각하지 않고 지를 수 있는 감독은 세상에 없죠.

 

아니 애초에 투자 자체를 받지 못할 겁니다.

 

저는 이러한 이유들이 승리호가 SF를 표방하며 한국적 가족 드라마를 사용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라고 봅니다.

 

 

승리호가 코로나로 인해 넷플릭스에서 개봉하게 되면서 스페이스 오페라 + (유사) 가족 드라마가

 

우리나라 영화 시장에서 상업적 성공을 거뒀을지 어땠을지는 알 수 없게 됐지만,

 

결과적으로 넷플릭스에 제작비 이상으로 돈을 받고 팔았고, 시청 순위도 꾸준히 상위권에 랭크 되었으니

 

제작진 입장에서는 한숨 돌릴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덕분에 아마 향후에도 SF 장르를 한국에서 시도하려는 감독들이 종종 생길 듯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가 꾸준히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또다른 이유 중 하나는 우리나라의 놀라운 VFX 기술입니다.

 

물론 할리우드 VFX에 거의 8~9할 정도로 근접한 기술적 성취도 놀랍지만,

 

더욱 주목할 부분은 이 영화의 제작비가 250억이라는 점입니다.

 

우리나라 영화 시장에서는 250억짜리 영화가 실패하면,

 

왠만한 제작사가 파산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금액이지만 할리우드에서는 저예산 영화 수준이거든요.

 

 

2019년에 개봉한 애드 아스트라는 평론가들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아쉽게 흥행적으로 실패했는데요,

 

스토리가 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SF 치고 스펙터클한 장면이 심심하다는 이유가 흥행 부진의 이유로 꼽혔습니다.

 

제작사에서도 흥행을 크게 기대하지 않고 만든 것 같다는 평가도 많았고요.

 

그런데 이 작품이 무려 9000만불 짜리 작품입니다!

 

그러니까 할리우드에서는 주인공들이 우주로 나가면 기본 1000억은 쓴다고 생각하시면 될 겁니다.

 

그런데 조성희 감독과 덱스터는 이걸 겨우 250억으로 해낸 겁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 예산으로, 저런 비쥬얼을 어떻게 뽑았는지 전혀 모르겠군요. 

 

덱스터는 이번 작품을 통해서 할리우드 4분의 1 가격만 투자해도

 

근접한 시각적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전 세계에 선포한 겁니다.

 

 

한국 영화판은 물론이고, 아마 할리우드에서 VFX 작업을 하지 않는 감독들은 덱스터를 많이 찾을 것 같습니다.

 

넷플릭스를 위시한 OTT 서비스가 대세가 되고 있는 추세가 이러한 부분에 더더욱 박차를 가할 듯 하고요.

 

 

승리호가 훗날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적은 돈으로 어떻게 블록버스터 작품을 가성비 좋게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예시로는

 

꾸준히 언급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250억짜리 영화의 가치란, 그 영화의 내적 평가 뿐만 아니라 외적인 부분들도 고려할 수 밖에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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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선129 머선129 Bro 포함 16명이 추천

댓글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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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뚱숑 21.03.07. 23:12

봤는데.의외로 괜찮았음.

llewyn 작성자 21.03.07. 23:21
뚱숑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 싫어하는 사람 둘 다 이해가 되더군요 ㅋㅋ

2등 담나파파 21.03.07. 23:29

전문적 평론 잘봤어 브로..언젠가는 우리나라에서도 sf대서사시가 나오겠지.

llewyn 작성자 21.03.07. 23:56
담나파파

뭐, 결국 다 돈 문제라서 ㅠ 기술 발전과 제작비 감소로 해결할 수 있다면 할리우드급 스케일의 작품도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ㅎㅎ

담나파파 21.03.08. 10:43
llewyn

제작비 충당은 중국 자본 밖에 없는것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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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 안피디 21.03.07. 23:37

승리호 좋아하는 배우가 있어 재미있게 잘봤어~~ㅎ

llewyn 작성자 21.03.07. 23:57
안피디

저도 이 작품 주연한 배우들 다 좋아힙나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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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sik2 21.03.08. 00:25

나는 나쁘지않았는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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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맹이 21.03.08. 02:03

그래도 한국에서 sf만든엉화라 생각해서 좋은 시작이라생각해 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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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인데뭐 21.03.08. 02:14

난 이거 솔직히 설정이나 구성이 어디서 많이 본것들로 짜깁기 된거 같아서 좀 별로였어..

딱 하나, 긍정적으로 본건 예산대비 CG의 기술력이 매우 훌륭했다는것?

그래서 마지막 브로의 문장에 공감해 ㅎㅎ

갓성 21.03.08. 06:56

나는 재밌던데ㅋㅋㅋㅋ 웬만한건 다 잘봐서...

귀티모티 21.03.08. 08:18

스토리는 좀 빈약하긴했어!

그냥 보기에 크게 무리 없는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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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형님 21.03.08. 09:43

난 그럭저럭. 공포 스릴러 물을 좋아해서리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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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lee 21.03.08. 09:58

한국에서 우주영화를 찍고

 

CG기술력이 좋아졌다는데 의의를 둬야할것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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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패스 21.03.08. 10:10

스토리도그렇고..아직은.뭐..이러니저리니하기에는.한참부족해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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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WICK 21.03.08. 10:30

좋은글이야브로 시간내서함볼게

미니 21.03.08. 11:17

그냥 저냥 볼만했어 국내sf가 이정도로 발전했다 라는데 의의를 두면 좋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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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 21.03.08. 14:57

스타워즈 많이 짜깁기한것 같은데 그냥 저냥함

근데 유해진 목소리가 따로 놀았다고 생각함

Dldl 21.03.08. 18:01

그냥 시도에 의의를 둬야..

쭉가자 21.03.23. 13:47

한국 SF의 기대작이며 명작이라 생각해 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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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건 21.04.02. 18:02

난 재미있게 본 승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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