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이다, Ida
폴란드 출신의 파벨 포리코브스키 감독이 연출하고
아가타 트르제부초우스카, 아가타 쿠레샤 배우가 연기한
'이다'를 보고 왔습니다.
러닝타임이 82분 밖에 되지 않지만
이토록 간결하면서 기나긴 정서를 남기는
영화도 보기 드물 것 같습니다.
보통의 대중영화를 선호 하시는 분들이 본다면
짧은 상영임에도 불구하고
더없이 지루해 하실수도 있는 영화입니다.
왜냐하면 대사는 많지 않고
쇼트와 쇼트가 간결하지만 서사와 구조가
굉장히 절제되어 있고 영화에서
그다지 많은 설명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저에겐 어떤 부분에서
쉽사리 잊지 못할 아름답고도
감정적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영화입니다.
폴란드 출신의 이 생소한 이름을 가진
영화감독은 '이다'라는 작품이주는 영향이
자신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유대인이라는 본인의 정체성과 맞닥뜨려질때
비극적인 역사와도 만나지만,
중요한 것은 시대적 냉기가 아닌
개인(인간)의 온기일 것입니다.
그것을 받아들이느냐 못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이다와 완다의 선택이 달라지게 되겠죠.
(그런 의미에서 자신이 이모가 지냈던 생활을
똑같이 한 뒤 돌아가는 것도
전혀 이상한 부분은 아닐 것입니다.)
이 영화는 절제된 미학을 사용하고 있지만
그렇게까지 친절하지는 않습니다.
(심지어 내용도 그렇습니다.)
이상하게 보이는 화면비 역시 1.33:1(혹은 4:3) 비율인데
1930~40년대 많이 쓰던 화면비이죠.
하지만, 영화의 시대적 배경이 60~70년대 임에도
한창 유대인 학살이 벌어졌던 시기와 맞물리고
'이다'가 되짚어가는 길도
그 시기이기 때문에 형식적으로 맞춘거라 생각합니다.
한 마디로 예술적이고 실험적인 영화라 볼 수 있을것 같습니다.
(어떤 의미에선 이번달에 나온 '폭스캐처'와도
유사해 보이는 면이 있습니다.)
이다의 아름답고도 고요한 동행길을
같이 지나게 되면 먹먹한 마음과 다시 시작되는 마음이
동시에 들어와 결국은 길고 긴 여운으로 남습니다.
좋은영화 땡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