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기 남부지역 여행후기
- 경기도는 참 흥미로운 곳이다. 판교나 광교 같은 서울 부럽지않은 발달된 도심이 있는가하면, 대자연의 아름다움이 보존되어 있는 산림까지 다양한 장소가 공존하고 있는 지역이다.
이런 경기도는 넓기도 참 넓어서 숨어있는 보석같은 장소들이 참 많다. 오늘은 이 경기도에 관한 이야기를 써내려볼까한다.
1
- 이 날따라 새벽의 공기가 꽤 차가웠다. 거의 영하의 날씨에 가까웠던 걸로 기억한다. 가려는 곳의 예약 시간까지 시간도 좀 남았겠다, 배나 채울 겸 이 근방에 뭐가 유명한지 찾아보았다. 그렇게 방문하게 된 곳이다.
- 이른 아침부터 사람이 꽤 많았다. 음식이 나오고 국물을 한 숟갈 떠먹었다. 국물이 깔끔해 소금만 쳐서 먹기로 했다.
- 배가 꽤나 고팠는지 두툼하게 썰려있는 수육에서 시선을 떼기가 어려웠다. 양념장에 푹 찍어 먹으니 고소하고 짭짤한 게 입 안에서 녹았다. 몸도 살살 녹는 거 같고, 기분이 좋아졌다.
2
- 국밥 한 그릇 든든하게 먹고 다시 길을 떠나 화담숲에 왔다. 아직 완전히 단풍이 물들진 않았지만 가을의 느낌이 꽤 좋았다.
- 주차장에서 입구까지 올라가는 길에 리프트가 있었다. 옛날에는 스키 타는 걸 좋아해서 스키장을 꽤 다녔었는데 요즘은 안 간 지 좀 됐다. 오랜만에 보는 리프트가 내심 반가웠다.
- 미리 전날에 예약한 표를 보여주고 안에 들어왔다. 원래 단풍 철에 사람이 엄청나게 몰린다고 들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제한된 인원수만 받다 보니 생각보다 쾌적했다.
- 트래킹 코스를 따라 슬슬 올라가고 있었다. 올라가다 보니 저 멀리서 사람들이 무언가를 배경 삼아 사진을 찍고 있더라. 안 가볼 수가 없었기에 가서 뭐가 있나 보았다. 저 멀리 보이는 호숫가 위에 한옥이 참 예뻤다. 저걸 눈에 담으려고 이 산속까지 찾아오는구나 싶었다.
- 천천히 걸으며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있었다. 그러던 와중 급한 길과 완만한 길의 갈림길을 마주했다. 땀 내기 싫기도 하고 오늘 가야 할 곳도 많은데.. 싶어서 완만한 길로 갔다. 사실 그냥 힘든 게 싫었다. 그러자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나는 줄곧 이래 왔던 거 같다고. 눈 앞에 힘들어 보이는 일이 있으면 그저 안 되는 핑계를 만들어 편한 것만 추구해 온 거 같다. 분위기 때문인지 괜스레 이런 곳에선 별 것도 아닌 걸로 사색을 하게 되는 거 같다. 근데 내려오자마자 금새 다 까먹었다. 하하
3
- 2시간 정도 걸었던 거 같다. 밑에 내려와 보니 이런 모형들이 있었다. 어릴 땐 딱지치기 참 많이 했었던 거 같은데.. 내가 엄청 애지중지했던 피카츄 딱지는 지금 뭘로 다시 재활용되어 있을까? 뜬금없이 궁금해졌다.
4
- 산책 아닌 산책을 끝마치고 다시 길을 떠났다.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이천에 위치한 호국원. 나라를 위해 살다가신 호국영령들이 쉬고 계신 곳이다.
- 오랜만에 할아버지, 할머니를 뵈러 가기 전에 꽃도 한 다발 샀다.
- 할아버지는 6.25 전쟁 때 참전하신 공로를 인정받아 이 곳에 오게 되셨다. 사실 어렸을 때는 그게 얼마나 대단한 건지 잘 몰랐다. 그냥,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다. 근데 나이를 먹어가다 보니 나라를 위해 희생한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지금의 나로선 감히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손주가 인사하러 온 걸 보고 계셨을까, 꽤 쌀쌀한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여기만큼은 포근한 느낌이 들었다.
5
- 좀 앉아있다가 자리를 정리하고 다시 길을 나섰다. 점심을 먹기 위해 용인의 한 낚시터를 찾아갔다.
6
- 보통 '꾼'들이 모이는 장소 근처에는 으레 그들을 위한 맛집이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다. '돌판구이전문'이라는 글씨가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기에 들어갔다.
- 낚시터 옆에 위치한 작은 산장. 외관만 보면 이게 무슨 식당인가 싶을거다.
- 들어가보니 어느정도는 내 상상과 들어맞는 곳이 나왔다. 어느 산장을 가던 그 안에는 사장님만의 개성이 나타나는 음악이 흐르는 분위기가 있더라. 나는 이런 분위기를 참 좋아한다.
- 음식을 주문하고 앉아 잠시 기다리니 사장님께서 직접 돌판에다가 고기를 구워주셨다. 참 친절하셨던 기억이 난다.
- 지글지글 볶아지는걸 구경하자니 기다리는게 힘들었다. 오리기름에 구워지고 있는 저 감자 때문에
- 다 구워지고 한점 집어먹었다. 이런 음식에 어떤 수식어가 필요할까. 그냥 정신없이 먹어 치운 기억 밖에 없었다.
7
- 고기도 든든하게 먹었겠다, 전부터 꼭 가보고 싶었던 수원 화성에 갔다. 광장에는 연 날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 저 멀리 바라보니, 성벽을 따라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도 그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 성벽을 따라 쭉 걸었다. 사소한 곳에서 느껴지는 공간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는게, 참 잘 꾸며놓은 곳이더라. 진작 와볼걸 싶었다.
8
- 삼십여분 걸었을까, 저 멀리 카페 같은 건물이 보여 가보기로 했다.
- 가까이 가보니 널찍한 마당이 있는 한옥 카페였다.
- 마당에는 걸터앉을 수 있는 마루가 있어 커피 한 잔 주문하고 이 곳에 자리를 잡았다.
- 목을 축이기 위한 라떼 한 잔. 여기선 해가 뉘엿뉘엿 해질 때까지 앉아 있었던 거 같다. 좋네 수원도
9
- 해가 저물기 시작하여 본격적인 야경을 보기위해 자리를 정리하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 1분 1초가 다르게 점점 하늘이 붉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 아까 밝을 때 봤던 느낌이랑은 또 다른 느낌이 나서 좋더라. 내게는 지루할 틈이 없는 공간이었다. 화성이라는 공간은
- 겨울이라 그런가 땅거미가 금새 내려앉았다.
- 아름답다는 말 이외에 다른 말이 필요할까? 잘 모르겠다. 다른 단어가 잘 생각나지 않았다.
- 저 하늘 위에서 내려다보는 화성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궁금했지만, 대기 시간이 너무 길어 다음을 기약했다.
10
- 화성행궁 광장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원래 이곳을 지나 서장대에 올라 야경을 내려다볼까 했는데, 막상 밑에 가보니 너무 높아 보였다. 오늘은 이만 돌아가기로 했다.
-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느꼈지만 행궁동이라는 동네, 참 예쁜 동네더라.
- 그 날, 참 좋은 곳을 알게되어 좋았다.
11
- 서울로 돌아가기 전,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짬뽕 가게가 있었기에 잠깐 들렸다.
- 한 눈에 반하게 만들었던 이 짬뽕이 비쥬얼.. 고기짬뽕이 대부분 그렇듯 육수가 진했다. 색에 비해 맵진 않아서 먹는데 부담은 없었다.
- 탕수육도 후추맛이 은은하게 나는게 쫄깃하니 맛있었다. 근데 양이 너무 많아서 다 못먹고 포장했다. 이 집 짬뽕 괜찮더라.
댓글 14
댓글 쓰기고마워 브로~~ 더 열심히 찍어볼게 ㅎㅎ
사진진짜 이쁘게 잘찍네 ㅎㅎ
경기도도 마음 먹고 관광하려면 꽤 많은 곳이 있는데, 정말 알찬 여행 된듯.. ^^
사진 정말 좋다 브로..덕분에 눈호강 했어~ ^^
그 날, 참 좋은 곳을 알게되어 좋았다.
요멘트가 맘에 와닿네 수원도 자주 접하던 길인데 브로가 찍으니까 또 다른 느낌의 수원이네!
나도 많이 둘러본곳인데
못본게 많네
잘봤어 브로
좋은 곳들을 살펴보면서 일상에 힐링을 더하고, 중요한 일들도 하면서, 맛있는 음식을 놓치지 않다니!
표현들 하나하나가 진심을 담은것 같아서 마음에 깊게 다가오네
고마워 브로
가까운 경기남부에서도 이렇게 완벽한 하루를 보냈네
브로 말대로 경기도는 잘 발달된 도시와
자연이 어우러져 있는 도시네.
국밥집은 곤지암 쪽이구만 지나가던
곳이라 은근히 반갑더라고^^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짬뽕비주얼이 압권이다 ㅎ
아주 잘봤어
이정도 정성의 글은 추천 더줘야함^^
경기도도 가볼만한데가 많았네. 북부쪽에 있어서 남부는 엄두도 못내고 있었는데.
용인과 화성행궁은 잘아는곳이고..나머진 가봐야겠다..ㅋ
최미자소머리국밥집 나도 기본거 같인
사진 이쁘다~
먹는거도 맛나게 보여~~
우와 브로 뭐야? 사진 진~~짜 잘찍는다 색감이 오롯이 다담겼네 풍경들도 음식사진들도 대박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