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신없는 첫 유럽여행기 2편 - 런던 1~2일차
일단 전날의 그 어메이징한 호스텔에서 6시에 일어나서 유로스타 타러 일찍 나왔다.
유로스타가 아마 8시인가 그랬는데, 북역이 가까움에도 내가 길치라는걸 스스로도 알기에 7시 전에 나왔다.
아직 해가 완전히 뜨기 전에 파리 북역으로 걸어가는 길에 예뻐서 찍은 사진이다.
일부러 유로스타 타러 갈 때 걸어가려고 북역 쪽으로 숙소를 잡았었는데, 적당히 15분 정도 걷고 좋았다
.
파리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 느끼는 건데, 여기는 아침에 조깅하는 사람이 참 자주보인다. 볼 때마다 여기 사람들은 참 건강하게 사는구나 싶기도하고 여유 있어 보이기도해서 좋았다.
여기가 바로 유로스타 탑승역인 파리 북역이다.
아까는 해가 덜 떴는데 북역에 도착하니 해가 완전히 떠버린 듯 하다.
고작 반나절밖에 안 있었고 어차피 나중에 다시 올 도시지만 막상 떠나려니 아쉽더라. 파리 특유의 분위기를 안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들었는데 나는 파리 거리 특유의 분위기와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마음에 들었다.
이제 유로스타를 타고 런던으로 가는 중이다.
대충 보면 모르겠지만 자세히 보면 하늘에 십자가 같은 모양의 구름이 있다(이런 걸 구름이라고 불러도 되냐? 정확한 명칭 아는 사람은 댓글 달아줘) 아마 제트기라도 지나갔나본데 저게 신기해서 찍었다.
저때가 도버 해협을 건너기 전이었는데, 이미 알고 있었지만 해저 터널을 지날 때 아쿠아리움마냥 창밖으로 물속이 보이고 그러지않아서 아쉬웠다. 만약 그렇게 만들면 관광 상품으로도 잘 될거같다.
아맞다 분명히 8시 출발 10시 도착인데 10시가 되어도 도착할 기미가 안보이길래 뭔가싶었는데 생각해보니 영국은 대륙에 비해 1시간 느리더라ㅋㅋ
다들 영국에서 오가는 교통수단 이용할 때 이점 꼭 고려해라 나는 유로스타로 2시간이잖아? 개꿀ㅋㅋㅋ 이랬는데 현지시간이라 3시간 걸리는거더라고
여기가 런던의 국제역인 세인트판크라스 역이다.
그냥 도착했다는 의미로 찍었는데 찍고보니 날씨도 좋고 건물도 참 멋있더라. '마! 이게 유럽이다!' 이런 느낌?
나는 여행 스타일이 조금 독특한게, 관광 명소보다 그 도시의 거리를 보는게 더 좋더라. 거리를 걸으면서 건물, 지나가는 차, 행인들 등을 보다보면 뭐랄까 그 도시의 분위기나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은데, 그 느낌이 도시의 첫 인상을 결정하게 된다.
내가 느낀 첫 인상은 '활발하고 밝은 도시'라는 이미지였다.
내가 느끼기에 런던은 파리와는 대조적이면서도, 나름의 개성을 가지고 있는 도시다.
게다가 이날은 날씨도 좋고 바람까지 시원했기 때문에 런던에 대해 더욱 좋게 생각하게 된 것 같다.
숙소에 들러서 짐을 내려놓고 간단히 끼니를 때운 다음에, 버킹엄 궁전으로 향했다. 교대식이 11시 시작인데, 내가 숙소에서 나올 때가 10시 30분쯤이라서 그냥 먼 발치에서 구경이나 하자 생각하고 갔다.
여기는 제임스파크라는 정원이다. 내가 약간 여행 스타일이 여유보다는 바쁘게 돌아다니는 편인데, 여기를 지나가면서 약간 현타가 왔다.
정작 런던 사람들은 여기 앉아서 여유를 즐기는데, 런던을 경험하러 온 나는 눈도장 찍듯이하고 가버리는게 좀 아이러니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다음 일정부터는 계획을 좀 못지키더라도 여유있게 다녀야겠다고 생각했다.
여기가 버킹엄 궁전인데, 내가 11시 10분쯤 도착했기 때문에 이미 교대식은 진행 중이고 사람이 너무 많아서 멀리서 볼 수밖에 없었다.
버킹엄 가면 벽에 사람들이 올라가서 구경하는데, 이 사진이 거기 올라가서 찍은 사진이다.
이정도로 봐도 좋은 사람은 여유있게 가고, 이정도는 싫은 사람은 더 빨리 가야한다.
나는 미리 교대식을 유튜브에서 봤는데, 꼭 보고싶은 정도는 아니어서 천천히 간거였다.
근데 실물을 보니 동영상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괜찮아서, 혹시 나중에 런던을 오게되면 일찍 와서 제대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쯤 보고 가야겠다하고 돌아가고 있는데 운좋게 내가 있는 곳 바로 앞에도 와줘서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
사진 상으로는 별로 안커보이지만 저 말 실제로 보면 진짜 정말로 커서, 말이라고는 제주도 놀러갔을 때 본 조랑말이 다였던 나에게는 꽤 충격이었다.
아 그리고 저 말이 꽤 똥을 싸면서 지나가는데, 바로 청소차가 와서 치우더라ㅋㅋ
사진 왼쪽이 횡단 보도인데 그 중간에 서서 보면 버킹엄 궁의 정면이 한 눈에 들어와서, 행진이 끝나고 건너가는 사람들 중에 멈춰서 사진 찍으려는 사람이 많았다.
그런 사람들 보고 제복입은 경찰이 keep moving! 이러고 소리치는데 영국 특유의 악센트와 제복이 참 멋있게 느껴졌다.
이제 예약해둔 런던아이도 타고, 국회의사당 구경도 하기위해 템즈강 쪽으로 이동했다.
저기 빨간건 런던 명물인 2층 버스인데 지나가다가 보여서 바로 찍었다. 근데 나중에 보이니까 엄청 자주 보이더라
내가 딱 여기쯤 와서 느낀건데, 런던 사람들은 무단횡단을 진짜 엄청 스무스하게 한다.
우리나라는 그래도 무단횡단하면 무단횡단 하는 티?가 나게 하는데 여기 사람들은 눈치도 안보고 매우 당당하게 천천히 건너간다.
난 은근히 선비라서 한국에서는 절대 무단횡단 안하는 주의인데 여기는 횡단보도에 30명 서있으면 27명이 무단횡단 하는 분위기라서 오히려 무단횡단 안하는 내가 바보된 것 같이 느껴지더라.
사진 보면 알겠지만 템즈강에서 찍은 국회의사당과 빅벤이다. 빅벤은 멀리서 보면 멀쩡해보이지만 아직도 공사 중이라서 가까이에서 봤을 때는 옆에 국회의사당이 없었으면 빅벤인지도 못 알아봤을 지경이다.
이걸 보니까 진짜 내가 런던에 온게 실감이 나더라
그리고 국회의사당 들어가려고 했는데 입장줄이 안보여 관리인 아저씨한테 여쭤보니 오늘은 입장이 안되고 토요일에 된다고 하셔서 그냥 돌아왔다.
근데 영국 발음으로 'May i help you, sir?' 하시는데 킹스맨 같아서 멋있었다. 또 토요일도 쒜러데이라고 안하고 쎄터데이라고 하시는데 돌아가면 영국 영어좀 공부해볼까 생각이 들었다.
배가 꽤 고팠는데 마침 맥도날드가 보여서 사먹었다.
근데 사진이 없어서 그렇지 ㄹㅇ 런던 아이 앞에 있는 맥도날드는 마치 전장이었다.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많아서 주문 하려면 오래 기다려야 하고 몸빵으로 뚫어야하고 서양인 암내(언급할 일이 많으므로 앞으로는 '그냄새'라고 명칭하겠다) 까지 진동하는 그야말로 던전이었다.
사람이 워낙 많아서 줄이라는 개념이 없는 수준이었다. 근데 그와중에 웃긴게 여기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시스템이 엄청 비효율적이더라. 우리처럼 분업이 제대로 안되어있고 주문을 하면 주문을 받은 사람이 요리가 버거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그 동안은 주문 안받음) 버거가 나오면 그걸 들고와서 주문한 사람한테 갖다주는 시스템이었음
ㄹㅇ산업혁명의 국가라고는 상상도 못할 수준의 구조였다.
에덤스미스가 이걸 봤으면 아마 쌍욕을 하면서 보이지않는 손으로 분업의 원리도 모르는 맥도널드 매니저를 마구 팼을거다.
암튼 결국 버거를 얻어서 먹었는데 맛이 음....
어떠냐면 저기 보이는 템즈강 물빛 같은 맛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어떻게 맥도날드마저 맛이 없을 수가 있을까?
저 버거를 먹으면서 그동안 한국에서 롯데리아를 욕한 나 자신을 반성했다.
영국 맥도날드에 비하면 한국 롯데리아는 진짜 갓갓갓이다.
여행가서 하루에 5끼씩 먹고 다니는 타입인데, 저걸 먹고 식욕을 잃었다....
템즈강 물빛 같던 햄버거는 잊어버리고 런던 아이를 타러 왔다. 근데 미리 예매를 했는데 이때까지 이메일로 바우쳐가 안왔다. 뭔가 문제가 있나보구나 했지만 어떻게든 되겠지싶어서 그냥 왔는데, 와서 보니 역시 문제가 있는게 맞았다.
지나가는 한국인한테 물어봤는데 인터넷으로 예약하면 원래 바우쳐가 오는게 맞다더라
그래서 일단 줄을 서서(패스트 트랙아닌데 패스트 트랙 줄로 섰다) 기다리고 매표소 직원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신용카드로 결제했으니 조회해보라고 내 신용카드를 건내줬다. 키보드 좀 두드리고 자기들끼리 얘기좀 하더니 결국 해결해줬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몇번 있었는데 그때마다 영국인들은 뭔가 일처리를 잘 해주더라. 영국은 내가 느끼기에 지하철 표지판도 알기 쉽게 되어있고 뭔가 확실한 나라 같다.
이게 런던아이에 타서 찍은 사진이다.
최고 고도일 때 찍은거는 아니고 아마 3분의 2 정도 올라가서 찍은 사진이다.
런던 아이가 꽤 비싸서 고민 많이 하는데, 대략 이정도니 알아서 잘 판단하길
다시온다면 난 안탈거 같다.
아근데 에어컨은 ㄹㅇ 추울 정도로 빵빵해서 그건 좋다.
런던 아이 갔다가 트라팔가 광장을 지나서, 내셔널 갤러리로 향했다.
아무튼 내셔널 갤러리에 들어갔는데, 오디오 투어가 있었지만 일단 그냥 들어갔다.
대신 지도를 2파운드에 샀음
12~13세기부터 시대순으로 보고 있는데 내가 미술에 관심이 별로 없기도하고 무교라 크리스트교에 관심이 없기도 한데, 이 두가지가 합쳐지니까 솔직히 좀 지루했다.
게다가 내가 출국 전날 밤 새고, 비행기에서 거의 못자고, 파리에서 유로스타 때문에 4시간밖에 못 잔 상황이라 너무 피곤하기도 해서 1시간 정도 보다가 이따 밤에 뮤지컬을 맨정신으로 보기 위해 숙소로 돌아가서 좀 쉬기로 결정했다.
나오는 길에 본 그림, 내셔널 갤러리 앞에는 이런 식으로 그림 그리는 사람이 많았다. 태극기도 있길래 1파운드를 태극기 위에 내려놓고 왔는데, 아저씨가 땡큐 코리아~ 이러더라
동전이 태극기에 가장 많은 걸 보니 한국인이 여기 많이 왔나보다싶다.
그리고 몇 미터 걸어오는데 바로 이 아저씨가 보였다.
약간 컨트리락 같은 음악을 연주하시더라
계속 듣고있었는데, 노래가 내 취향이라서 5파운드 주고 아저씨 앨범을 샀다.
런던은 대체로 버스킹하는 사람들의 수준이 높은데, 이게 버스킹을 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오디션을 봐서 허가를 받아야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숙소에서 좀 쉬고 나와서, 차이나 타운으로 향했다. 뮤지컬 보는 곳 바로 옆에 있고 여기가 유럽 최대의 차이나 타운이라길래 뮤지컬 시작 전에 여기서 저녁을 먹었다.
확실히 물가가 싸긴 싸다
식당 이름은 기억이 안나는데 제법 유명한 식당이었다.
볶음밥을 먹었는데 확실히 싸고 양이 많기는 하더라
솔직히 볶음밥 보다는 이 칭따오 맥주가 훨씬 기억에 남는다.
웨이터한테 맥주 있냐고 물어보니 칭따오만 있다해서 칭따오 별로 안좋아하는데도 달라해서 마셨다.
그런데 웬걸? 웨이터가 진짜 개차가운 맥주를 주더라
하루 종일 돌아다니느라 물도 제대로 못 마신 상태라서 그런지 저 맥주는 내 인생 최고의 맥주였다.
와 진짜 도박 묵시록 카이지가 맥주 마시는 짤 있잖아?
ㄹㅇ 내가 바로 그런 느낌이었다.
여기는 queen's theater라는 레 미제라블 전용 극장이다.
내가 레 미제라블을 어렸을 때 장발장으로 읽어보고 최근에 영화로 봤는데, 영화에 너무 감명을 받아버려서 고민도 없이 레 미제라블 뮤지컬을 질러버렸다.
그걸 런던에서 실제로 본다고 하니 정말 두근거리더라
자리도 2층 b3인가 꽤 나쁘지않은 자리였는데, 맨 처음 장면인 'look down' 이 시작되자마자 바로 와 이건 대박이다라는 느낌이 왔었다.
회전 무대가 훌륭하다는 얘기를 미리 들었었는데 직접 보니 진짜 회전 무대는 신의 한수였다.
뮤지컬은 끝까지 감동적이었다.
이번 뮤지컬에서는 에포닌 역 맡은 사람이 연기가 훌륭하더라
이날은 뮤지컬 보고 숙소에 와서 잤다
댓글 5
댓글 쓰기글읽다보니 걸어서세계속으로가 생각나네
너무 재미있는 여행기 잘봤어브로.
늦은시간 힐링하고 마무리할수 있게 해줘서 고마워.
이번생에 떠날수 있을지
보글잭글브로~~~여행을 알차게 잘 다녀왔구나
영국 런던 여러곳곳을 걸어 다니면서
좀 더 가까이에서 체험하고 느끼면서
여행을 독특하게 즐기는듯...
런던~~미지의 나라지만 장문의글과 사진을 보니까
대리만족~~이랄까? 보는동안 행복했어 땡큐~~
내용도 좋고 사진도 좋고 글빨도 좋네 ^^
잘 읽었어 브로
근데 고이 잠들어 있는 애덤스미스는 왜.. ㅋㅋㅋ
너무 예쁘네요. 기회가 된다면 한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