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일본 전국여행] 5일차 - 미야자키현(宮崎県) 타카치호(高千穂) 2
도시(City) | 일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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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요약
타카치호 신사에서 10엔을 참배하고 난 이후로 엉뚱한 길로 가거나 뺑 돌아서 가거나 하는 악재가 겹친다
와중에 미야자키 버스 패스도 잃어버렸다
싹싹뒤졌다
정말 싹싹뒤졌다 그런데도 나오지않았다
문제는 왔던 길을 돌아갈 수도 없었다 1시간이나 되는 거리를 어찌 돌아가겠는가
미야자키 버스 패스를 잃은 이후로 나는 패닉상태에 빠졌다
주변은 내 마음을 거울처럼 비추듯 안개로 가득했다
일단 분실물신고가 되어있을지 모르겠다 생각하여 버스센터로 돌아갔다
돌아가는 내가 왔던 길을 그대로 되돌아감으로써 바닥을 샅샅히 뒤져 찾아보지만 역시나 없었다
버스센터에 가서 물어봤지만 역시 분실물같은건 따로 없다고 했다
혹시라도 번역이 안되었는지 재차 물어보았지만 없다한다
하긴 이 넓은 곳에서 잃어버렸는데 버스센터까지 가서 분실물을 보관해줄리도 없다
사실 40만엔의 자금을 가진 내가 1500엔짜리 미야자키 버스 패스를 잃어버렸다고 축 쳐져있는게 이상하다
초점은 1500엔이 아니라 잃어버렸다는 사실 그 자체다
버스 패스를 한번 잃었다면, 앞으로 또 무언가를 안잃고 다닐 거라는 보장은 어디에 있겠는가?
그게 돈이될 수도 지갑이 될 수도 여권이 될 수도 있다
그런 나 자신을 자책하면서 일단은 아마노이와토(天岩戸)로 가는 버스를 탔다
그런데 버스를 실수로 한 정거장 앞에서 내렸다 아마노이와토 어쩌구하니까 여기겠거니 싶어서 내렸더니 아니였다
이 짖궃은 여행은 나를 계속 괴롭히고 있었다
걷다보면 대충 주차장 밑으로 저런 신사의 입구가 보일텐데, 저기가 아마노이와토 신사의 입구다
참고로 걸어서 갈 생각은 하지말자
존나멀다
여기 신사는 일본신화에서 그 유명한 아마테라스(天照大御神)와 관련이 깊은 곳이다. 사진은 아마테라스를 표현한 동상
대충 요약해서 설정하자면
일본의 신 이자나기와 이자나미가 있었는데, 둘이 결혼하여 아이를 낳아 세상을 만드는데 불의 신을 낳다가 그만 이자나미가 불타 죽는다
황천으로 간 이자나미를 구하기 위해 이자나기가 갔지만 이미 황천의 음식을 먹어 이자나미는 저승사람이 되었다
흉측한 몰골로 바뀐 이자나미를 보고 도망친 이자나기는, 저승에서 본 흉한 것을 씻고자 의식을 치르고 몸을 씻어내면서 신들이 또 태어났는데
왼쪽 눈을 씻으니 태양의 신 아마테라스가 태어나고, 코를 씻으니 폭풍의 신 스사노오가 태어났다고 한다
그런데 스사노오는 자신의 어머니가 저승에 있음을 알고 울부짖으며 난동을 피우다가 아마테라스의 영역까지 미쳐서 아마테라스가 이에 열받고 분해서
아마노이와토라는 동굴로 숨어버렸고, 태양의 신이 동굴로 숨어버렸으니 세상이 깜깜해져서 여러 신들이 제발 나와달라고 요청하여 아마테라스가 다시 나오고
스사노오는 천계에서 추방되어 일본땅으로 쫓겨났다고 하는 신화가 있다
다치우고 요약하면 아마테라스가 숨은 동굴인 아마노이와토고, 그게 타카치호에 있기에 여기까지 온 것이다
내부엔 신사가 있다
아무래도 일본 신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에 있는 신화라 그런지 나름 운치가 있었다
신사는 신사이고 나는 아마테라스가 숨었다는 그 동굴을 향해 갔다
가는 길은 정말 아름답고 멋졌다
사진은 그저 시각화일뿐 기회가되면 직접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한 10분 걷다보면 이렇게 동굴과 아주 작은 신사가 나온다
아침일찍온거라 그런지 나말곤 사람이 없었다
동굴이라 해가지고 광산처럼 깊은 곳도 아니다
다만 위에 커다란 돌이 감싸고 있을 뿐
주변의손수 쌓은 소규모 돌탑들은 내 발걸음을 조심스럽게 만들었다
사진에다가 억지로라도 그 웅장한 규모를 담을려고 애써봤다
안에서 바깥을 본 모습
옛날 일본사람들은, 이런 신화같은 장소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써나갔을 것이다
안에는 또 신사의 구조라서 참배를 하는 곳이 있었다
얽히고 설킨 타카치호 여행에 지친 나는 다시 한번 신의 힘을 빌리기 위해 참배를 했다.
그런데 이때, 동전주머니에서 5엔을 발견했다. 아까 타카치호신사에서는 어두워서 미처 못봤나보다
그래서 5엔을 넣고 다시 빌었다
아무래도 10엔을 넣고 오만을 부린게 잘못되었다 싶어서 그거에 대해 죄송하니 다시 잘되게 해달라고 빌었다
미신을 좋아하진 않지만, 이런 마법같은 장소에선 잠시나마 이래보고 싶었다
그 이후 내게 갑자기 또 마법같은 일이 일어났다
미야자키 버스 패스를 발견한 것이다
어디있었는고 하니 JR패스 안에 있었다
JR패스 특성상 마치 책자처럼 되어있는 구조라 그 안에 쏙 들어가놓고선 그동안 못찾고 있던 것이다
또 돌아가서 버스를 타려하니 갑자기 시끄러운 중국인 수십명을 태운 관광버스가 도착했다
그 시끄러운 중국인들은 아마노이와토신사로 들어갔다
이미 혼자서 그 마법같은 장소를 즐긴 나를 뒤로 한채
내가 다음으로 갈 장소는 아마테라스 레일웨이라고하는, 기차를 타고 타카치호 인근의 경관을 즐기는 미니열차였다
여기는 버스센터에서 그리 멀지 않기때문에 걸어서 가도 충분하다
가면 이렇게 핑크핑크한 기차가 승객들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가격은 기억안나는데 조금 비싼걸로 기억한다
타카치호는, 과거 열차가 지나가는 곳이었다
타카치호선이라고 과거 큐슈 중간을 움직이던 선이었는데, 나중에 폐선되고 지금은 관광용으로 남아 그 옛모습을 보존하고 있다고 한다
사진은 과거 움직인걸로 추정되는 열차
핑크핑크한 열차를 타고 과거 타카치호선을 달렸던 레일을 타고 달린다
어린애를 위한 열차인지 이런 유치한 불빛도 켜준다
물론 애들은 좋아죽는다
그럼 열차는 어느 다리에서 멈추는데
정말이지 세상에 이런 열차다리가 어디있나 싶을 정도로 높은 다리에 오게 된다
사진이 개떡같이 찍혀서 잘 모르겠지만 체감상 롯데월드타워에서 내려다보는 마냥 높은 다리에서
이러한 넓은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어떻게 타카치호같은 곳에서 사람이 살게되었는지는 납득할 수 없었지만
왜 여기서 일본신화가 지어졌는지는 납득할 수 있었다
그만큼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었다
기관사는 물방울을 뿌려주며 흥을 돋궈준다
난 아무런 감흥이 없지만
역시 애들은 좋아죽는다
딱히 뭐라 말할 수가 없다
그냥 멋졌다
열차는 조금 더 전진하고 막힌 터널을 보여주면서 타카치호선의 쓸쓸한 모습까지 보여준다
주변은 이끼로 물들여지고 막힌 터널은 속속히 사라져가는 일본 철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아쉽기도 했다
버스센터에서도 내가 오늘 겪은 일을 말해주니 오메데토하면서 축하해주었다
물론 미숙한 일본어로 설명해도 충분히 알아들었으리라
살면서 잊혀질 수 없는 경험을 하는 나는 타카치호 여행을 마무리하고 노베오카로 돌아가는 버스를 탔다
미야자키 버스 패스를 손에 쥐면서
타카치호 여행은 끝이지만 전국여행 5일차는 아직 남아서 다음에는 큐슈->시코쿠로 가는 편으로 5일차를 마무리하겠음
아이고 브로 버스패스를 잃어버렸구나 ㅠㅠ브로말대로 비싸던 싸던이 문제가 아니라
타지에서 물건을 잃어버린거 자체만으로 너무 심적으로 힘들었을거같네ㅠㅠ
돌탑의 양이 어마어마하다 얼마나 많은사람이 다녀갔는지 알수있는부분이네
여행기 잘봤어 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