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일본 전국여행] 6일차 - 고양이섬 아오시마(青島)로 가자
도시(City) | 일본 |
---|
저번에 시모나다를 방문한 후, 오즈시로 가는 방향의 열차를 타고 이요나가하마(伊予長浜)역까지 간다.
이요나가하마는 고양이섬 아오시마(青島)를 방문하기 위한 배가 돌아다니는 가장 인근의 역이다.
사진과같이 오즈시와 시모나다 중간에 있기에 때문에 이 셋을 엮어서 여행 일정을 짜도 좋지만 일반적인 방법은 아니다.
이요나가하마역 인근
보잘 것 없는 평범한 깡촌이지만 아오시마로 가는 배가 있기에 매일 사람들이 온다
아오시마로 가는 배는, 구글지도에서 특별히 설명이 안되어있다
하지만 가서 표지판을 보면 아 어디겠거니 싶을테니 찾는데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덧붙여서 여기 시간표를 알아보자
아오시마로 가는 배는 하루에 2편 있는데, 아침 8시랑 오후 2시 30분이 있다
그런데 돌아오는 배는 8시 45분이랑 오후 16시 15분짜리가 있다
배가 가는데 대략 30분 걸리는데, 즉 아침일찍 가봤자 10분밖에 못즐기거나 아침8시부터 돌아가는 배 16시까지 8시간을 아오시마에 쳐박혀야 한다는 것이기에
자연스레 관광시간은 14시 30분대로 좁혀질 수 밖에 없다
배 앞에서 즉석으로 표를 사고, 출입인명부를 작성하여 어디서 왔는지를 적으면 배에 탈 수 있다. 다른사람껄 살펴봣는데 절반이 중국인이었다
배는 한 30분정도 힘차게 움직여서 아오시마에 닷는다
덧붙여서, 이 아오시마에는 편의점이 없기 때문에 시코쿠에서 미리 먹을 것을 사와야 한다.
또 사람이 겨우 6명밖에 살고있지 않기 때문에 커피점이나 그런것도 없는 무인도 임박수준의 섬이니까 알아둬야한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수많은 냥이들이 보인다
이녀석들은 평생을 관광객이 주는 먹이로 단련된 애들이기 때문에 항시 대기하고 있는 것이다
조용히 낮잠자는 고양이
나름 잘나온 사진이라 가끔도 다시보곤 한다.
정말 메이플 필드에서 나오는 몹마냥 규칙없이 고양이들이 여기저기 흩어져있다
고양이들은 먹을것을 주는 관광객들 주변에서 서성이고 다닐 뿐이고 사람들은 좋아라 할 뿐이다
나도 살면서 이런 광경은 처음이기에 굉장히 즐거웠다
덧붙여 아오시마의 그 잔잔한 풍경도 아름답다
고양이에 심취하여 이 풍경을 놓치는 일은 없도록 하자
아오시마 섬은 의외로 아름답다
먹이를 주는 곳은 정해져있다
파란색 선을 따라가면 작은 광장이 나오는데 거기엔 정말 수많은 고양이들이 있다
항구에서도 고양이 가는길에도 고양이 광장에도 고양이
살면서 볼 고양이는 여기서 다 볼 수 있을 것이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천국에 온 마냥 황홀에 빠질것이다
나도 살면서 처음으로 편의점에서 고양이 음식을 사봤고
고양이를 유혹하는 진뜩한 냄새의 음식을 꺼내자마자 모든 시선이 나에게로 몰려온다
던지면 물고기마냥 서로 몰려가서 먹이쟁탈전이 시작된다
고양이섬 아오시마
이 섬은 비록 고양이들의 낙원처럼 보이지만, 슬프고 피비린내나는 이야기가 담겨있는 섬이다.
과거 아오시마는 한때 인구 800명이 살았지만
인구감소가 지속되고 도시로 몰려가는 젊은이들이 많아져서 2020년 현재 섬에는 3가구 주민 6명의 노년층밖에 없다
반대로 고양이들은 섬에서 천적도 없고 인간들이 주는 음식으로 그 개체수가 늘어나 최소 200마리로 추정되는 고양이들이 이 아오시마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아오시마 학교 사진, 현재는 폐교되었다
비정상적으로 고양이가 몰려있는 이 아오시마는 지금은 관광객들이 매일 찾아오는 곳이지만
관광객은 잠시 즐기다 돌아갈 뿐 200마리나 되는 고양이를 노인부부들이 부양해야 하는 실상이다
또한 고양이들은 아기고양이를 많이낳고 암컷을 둔 경쟁으로 고양이들이 치열하게 싸우거나 낳아진 아기고양이가 버려지거나 하는 끔찍한 일도 많이 일어났다고 한다
광장을 벗어나 주택가로 들어간 사진, 사진에 보이는 집은 전부다 폐가이다.
사라져가는 인구 늘어만가는 고양이
언젠가 이 노인들이 전부 죽으면, 고양이들은 대체 어떻게 살 수 있을까? 매일 관광객을 태워주는 배가 있지만 이 배는 섬으로 물자를 나르는 수송선의 개념이 강하다
만약 섬에 사람이 더이상 살지 않으면 배를 운영할 필요도 없고, 아오시마는 사람의 손길이 끊어진 무인도가 될 것이다.
관광객과 노인들에 의지했던 수많은 고양이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이에 관해서 에히메현 오즈시에서 결정한 사항은
모든 고양이들의 거세/불임 수술 결정이었다
이 글에서 올라온 고양이들을 자세히 살펴보자.
모두 한쪽 귀가 조금씩 잘려있다
이것은 고양이들이 서로 싸워서 난 상처가 아닌, 중성화수술이 완료되었다는 표식이다
내가 본 아오시마의 거의 대부분의 고양이들은 귀 한쪽이 조금 잘려있었다.
2018년,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약 210마리로 추정되는 고양이들이 전원 거세/불임수술을 당했다고 한다
당사자에 말에 따르면 파악한 것보다 고양이의 숫자가 많아 고양이를 넣을 케이지가 부족하다고 했을 정도였다.
고양이들의 섬 아오시마는 며칠만의 피비린내나는 끔찍한 폭풍이 지나간 뒤었다.
물론 중성화수술이 나쁜것만은 아니다
이로 인해 고양이들의 싸움이 줄어들고 남은 고양이들은 건강을 되찾았다고 한다.
하지만 언젠가는, 고양이의 낙원 아오시마는 언젠가는 사라지게 될 것이다.
아오시마역 항구 주변을 벗어나 주변을 계속 걸어보았다.
이제는 폐가밖에 안남은 쓸쓸한 섬 아오시마는 있는 내내 불편한 감정만 남겨두었을 뿐이다
시코쿠 방면으로 찍은 사진
느낀건데 광각은 사진을 오히려 해치는것 같다. 사진이 빨려들어가는 느낌만 남아서 안좋은것 같음
이제는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지겹도록 고양이를 많이 본 날이었다
돌아가는 배를 타고
몇번을 되돌아본 세토내해를 가로질러 이요나가하마로 돌아가는 배를 타고
아오시마의 여행이 끝나는 순간 내 6일차도 서서히 끝나감을 저물어 가는 태양으로 알 수 있었다.
이요나가하마역으로 돌아와서는 마쓰야마로 가는 기차가 올때까지 시간이 걸리니 인근의 사진을 찍고있었다
그런데 왠 고구마색의 기차가 정겨운 노래를 틀면서 오고 있었다.
이 열차는 관광열차로 마쓰야마 -> 오즈시 일대를 움직이는 이요나다모노가타리(伊予灘ものがたり)라고 하는 관광열차다
석양시간에 맞춰 시모나다를 볼 수 있고 오즈시도 겸해서 간다니까, 어찌보면 나랑 여행일정이 겹치는 열차라고도 할 수 있다
또 이 열차를 타다가 창밖에서 주민들이 인사해주는 정겨운 풍경도 있다 하는데, 너무 인위적이라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나를 기다리는건 정겨운 노래가 흘러나오는 관광열차가 아닌
평범한 1량짜리 마쓰야마로 가는 열차일 뿐이다.
오즈성이니 시모나다니 아오시마니 하는 자잘한 여행으로 나름 만족스러웠던 날이었다
아 여행가고싶다.
이제 코로나 끝났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