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일본 전국여행] 16~17일차 - 망해버린 도호쿠~2
전편에서 센다이시 인근 료칸촌(?)에서 머물고나서
하야부사를 타고 이치노세키(一ノ関)에 들른 다음, 오후나토선(大船渡線)을 타고 게이비케역(猊鼻渓駅)에 있는 게이비케 계곡에 가기로 했다
이치노세키역에서, 아주 커다랗게끔 한글로 써져있으니 길찾는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게이비케 역에서 내리면, 게이비케 계곡까지 가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왜냐면 게이비케역에 온 사람들 99%가 이 계곡을 가기 위해 온 사람들이고
이사람들 따라가면 한 10분이면 도착한다
본디 게이비케 계곡에서는, 배를 타고 뱃사공이 노를 저으면서 계곡 풍경을 보여주고 이야기도 해주고 먹을것도 먹고 노래도 해주는
그런 관광상품이 있는 곳이다
봄 여름엔 푸른 숲을, 가을엔 단풍을, 겨울엔 눈풍경을 볼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라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 이쁜 곳이라고 한다
다만 시발 비올때는 가면 안된다
솔직히 비 그칠줄 알았는데 그치긴 커녕 더 왔음
때는 1월 추운 겨울이라 내부에는 코타츠가 있었다
난생 코타츠를 처음 써보는데, 다리만 뜨뜻하지 상반신은 추운건 똑같아서 기분이 별로였다
비 올때의 가장 큰 문제점은
비를 막기 위해 여기를 창문과 비닐로 꽁꽁 막아두기 때문이다
그러면 정작 바깥풍경은 제대로 볼 수가 없다
이해를 돕기 위한 그림
만약 바깥풍경을 보고싶으면 창문열고 어거지로 머리내밀고 바깥푸영을 구경해야한다
목이 기린이나 되지 않는 이상 힘들 것이다
무슨 느낌인지 대충 대충 알것이다
이때부터 오늘 일정 조졌다 라고 생각한것밖에 없었다
차라리 강 좌편에서 공사하고있던 공사차량이 더 재밌었다
배를 한 10분 내지 15분 정도 타고나면, 배가 멈추고 내려서 바깥풍경을 볼 수 있다
여기는 돌로된 계곡이라 빌딩만한 바위들이 있어서 이건 멋졌다
무협지에서 나올법한 풍경은 확실히 이뻤다
우중충한 하늘로 회색빛 가득한 우울한 빛깔 빼면말이다
본래는 아름다운 곳
내가 비오는날 가서 대신 희생했으니
이걸 보는 분들은 비오는날만큼은 제발 피해서 가길 바람
한 40분정도 즐기고나면 일정이 끝나고
게이비케역에 돌아갈 열차 기다리는동안 몸을 녹였다
이게... 역사(駅舎)..?
게이비케역사는 컨테이너를 대충 조합해서 만든 조금 조잡한 모습이었다
당연히 무인역이다
이치노세키역으로 도착하고
예보를 보니 또 며칠은 비였다
사실 이때 며칠을 비랑 우중충한 하늘을 봐서 조금 충격을 먹었다
자연환경이나 산을 보는걸 좋아하는데 그걸 전부 비랑 장마때매 땡처리당했으니 솔직히 이때 정신적으로 조금 우울해있었다
차라리 도호쿠일정 다 버리고 그냥 빠르게 올라가서 홋카이도로 가버리자 생각했다
홋카이도라면 적어도 눈이 올 것이 아닌가 하고
신칸센 하야부사
그 특유의 청록색과 핑크색 조합이 우습기도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이치노세키에서 하야부사는 홋카이도까지 바로 안가고 모리오카(盛岡)에서 멈추는걸로 기억한다
홋카이도로 가기 전에 아오모리(青森)에서 하루 묵기로 했다
아오모리정도면 비가아니라 눈이 올거라 생각했고 그때 예보에서도 눈이 온다 했고
이 팜플렛에서 저번에 글 쓴 핫코다산을 봤기 때문
모리오카 가는 길
올라갈수록 눈이 덮여진 풍경이 보이기 시작한다
지금까지 먹을거에 돈을 너무 안쓴거같아서
모리오카 역사에서 선물용(내가먹을거) 과자를 좀 샀다
무작위로 골랐는데 2222엔이 떠서 파는 아줌마도 나도 놀랐다
모리오카역에서 신아오모리까지 가는 길
설국을 지나다보면
누가봐도 아오모리에 도착한걸 알 수 있는 네부타(ねぶた)가 날 반겨준다
아오모리 하면 항상 보이는 저것은 네부타마츠리에 쓰이는 거라는데
시기가 안맞아서 네부타마츠리는 본 적 없지만
아오모리시에 가면 저 특유의 표정은 질리도록 볼 수 있다
참고로 신아오모리역과 아오모리역은 구분된다
신아오모리는 홋카이도로 갈 수 있는 신칸센이 정차하는 곳이고
아오모리역은 구역으로 수많은 지방역으로 갈 수 있는 선들이 모인 곳이라
인프라는 여기가 더 많다
아오모리역은 바다(무츠만, 陸奥湾)와 매우 인접해있다
바닷바람이 한참 풍겨오는 것도 있으며
적당한 크기의 현수교인 베이브릿지(ベイブリッジ)도 역에서 바로 보인다
음식점 검색도 잘 안되어서
꼴리는대로 아무대나 들어가봤다
야키토리집인데 환상적인 그런맛은 아니고 그냥 생긴대로의 맛이었다
야키토리를 먹고도 성이 안차 거리를 좀 더 걸어보았다
아오모리현의 특징이라면 보통 일본의 횡단보도는 파란불이되면 삐뽀 삐삐뽀 하는 효과음인데
여기는 소녀의 기도라는 노래가 흘러나온다는 점이다
소녀의기도는 학창시절 학교종소리로도 잘 알려져있다
돌고돌아 결국 숙소앞에 있는 라멘집에서 소금버터라멘을 먹었다
난 저 가득한 옥수수가 참 마음에 들었다
원래 계획상 도호쿠엔 한 나흘 이상 있어야할텐데 이틀만에 벌써 최상부 아오모리까지 와버렸다
솔직히 좀 더 잘 여행할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하고 급하게 지나쳐간게 좀 아쉽기도 하고
괜사리 비가 와서 괜히 기분 잡쳐서 전국여행중에서도 가장 떠오르기 싫은 구간이기도 했다
16/17일차는 여기서 마치고
18일차는 홋카이도 하코다테로 올라가게된다
재치있게 그림도 그려줘서 재밌게 잘봤어^^
포크레인도 나오고 참 인상깊은 여행이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