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간사이 여행기 6일차
도시(City) | 일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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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10시까지 늘어져 자고 일어난 날.
눈을 뜨자마자 나는 강렬한 카레향이 맡고싶어졌다. 원래는 카레를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교토에만 오면 꼭 카레우동이 먹고 싶어진다.
때는 약 4년전.
교토버스패스를 구매하고 은각사를 가던 도중 카레우동이 맛있는 곳이 있다고 하여 중도에 하차하여 들렀던 곳... 히노데 우동. 그곳에서 맛본 카레우동을 잊지 못해서 교토에 올때마다 무조건 한번씩 갔던 곳...
오늘의 나는 나 자신에게 ' 아 아무튼 카레우동 먹으라고 ㅋㅋ ' 를 주문하고 있었다.
하지만 거리는 많이 먼 편. 맨날 요양한답시고 대충 논다고 해놓고는 매일 2만보 3만보 4만보씩 걸어댔으니 발이 나을리 없었다. 하지만 상남자 특 = 빠꾸 없음
그렇게 꾸준하게 계속 걸어갔다.
는 닫음 ㅋㅋ 정기휴일인데 체크도 안하고 감 ㅋㅋㅋ 개멍청 ㅋㅋㅋ 현타가 와서 멍하니 가게 앞에서 10분간 앉아서 쉬었다.
가만히 앉아서 전자담배를 피우며 철학적인 고찰을 해보았다. 분명 발상의 역전이 필요한 때. 칸트가 말했듯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필요한 때...
그렇다. 아무튼 나는 논리적으로 니신소바를 먹어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해냈다. 근방의 음식점중 가장 평점이 괜찮은 곳이 그곳이었고, 크게 멀지도 않고. 먹어본적도 없으니까.
이곳이었다. 분위기가 있는 건물이라서 나름 흡-족했다. 안으로 들어가서 니신소바를 주문했다.
교토하면 니신소바라고 하는데, 정작 교토에서 길거리에서 흔히 보일 정도는 아니라 그간 먹을 생각을 하지 않았음. 오늘이 기회였던 것이지.
주인 아주머니의 " 기다리셨습니다. 니신소바입니다 ~ " 소리와 함께 나온 니신소바. 아주 맑은 국물에 올라간 청어. 먹기 전에 향부터 맡아봤는데, 비릿함이 전혀 없더라고.
국물도 생선향이 은은하게 나는 것이 마음에 들었고, 면과 함께 부드러운 청어를 집어서 한입에 넣으니까 참 정갈하니 좋더라.
값은 900엔. 값이 많이 비싼건 아니지만, 적당하다고 생각했어. 나는 꽤 만족하며 먹었음. 마치, 면으로 만드는 죽과 같이 속에 부담도 없고 깔끔하게 배를 채우는 느낌이었으니.
상남자 특 = 일단 우동이 먹고 싶었으니 옴
이었기 때문에 이후 일정은 생각을 딱히 하진 않았어. 근데, 근처에 갈만한 곳을 생각해보니 헤이안 신궁이랑 교토고쇼정도가 있겠더라고. 두곳 다 몇번은 와본 곳이지만 참 멋진 장소라고 생각해서 헤이안 신궁을 향해 걸어가며, 저녁에 먹을 곳을 몰색했어.
그중에 야마모토 멘조우라는 곳을 지인을 통해서 추천받았음. 사람이 하도 많대서 미리 가서 예약을 해야한다기에, 먼저 그쪽으로 이동함.
가보니까 줄이 ㄹㅇㅋㅋ 이렇더라고. 사람들에게 물어보니까 지금시간에 먹는 사람들이 기다리는 것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앞에 있는 점원에게 가서 물어봄.
" 예약 가능한가요? "
" 네. 가능합니다. 일단 17시 30분이 가장 빠릅니다. "
이래서 ㅇㅋ하고 왔지. 보니까 전화나 인터넷 사전예약은 받지 않고 현장예약만 받는 모양이더라. 얼마나 대단하길래? 라는 생각에 기대감을 조금 품고 일단 헤이안 신궁으로 갔어.
멀리서부터 보이는 엄청나게 큰 도리이. 난 이런걸 보면 속은 뭐로 만들어졌을지 너무 궁금하더라.
이게 아마도 헤이안 신궁의 입구인 응천문.
안은 엄청나게 커. 특히 적색과 청색? 의 조합은 헤이안 신궁의 색채라고 생각함.
오미쿠지를 뽑았는데 길. 신기하게도 오미쿠지는 뽑으면 항상 흉이 나오질 않더라. 그래서 보통 길을 뽑고 여행내내 지갑에 넣어두는 편임.
원래 이것만 있는게 아니라, 안에 정원도 있음. 거긴 입장료를 받으니까 이번엔 패스.
교토고쇼도 무료입장이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찾아. 규모가 엄청 크기도 하고. 들어갈 때는 궁내청에서 입장번호표랑 간단한 소지품검사를 하더라.
그러고보니 ㄹㅇ 특히 일본 문화재를 다니다 보면 문을 지나갈 때 위 아래가 180내지 185cm 폭을 가져서 그보다 큰 나같은 사람들은 가끔 머리를 쥐어박는 경우도 있다.
머리를 살짝 박은 기념으로 찍었던 것 같음
그렇게 둘러보다가 예약시간 한시간 전에 야마모토 멘조우를 향해 출발했어. 30분정도 걷는 거리지만, 여유있게 먼저 갔어. 발도 아프니까 천천히 걸어가려고.
정보를 듣자하니 쫄깃한 면발이 가장 큰 강점이라더라. 면발에 강점이 있으면, 그 면발을 최고로 살리는 냉우동을 먹는게 맞다. 그래서 냉우동 ( 오오모리로, 닭튀김 세트 ) 에다가 제철야채를 튀긴 텐뿌라. 그리고 우엉튀김 덮밥을 따로 주문했다.
주문을 받고 이렇게 주문표를 뒀는데 뭐라 썼는지 궁금해서 봤더니 일본어 OK라고 되어있더라 ㅋㅋㅋ 외국인인거 티 많이 나나봄. 키랑 덩치가 커서 그런가.
이야. 뭐, 막. 음. 지금도 사진 올리면서 말문이 막혔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음식들이냐? 특히 우동집인데 튀김을 이렇게 기가막히게 잘 하는 곳은 처음봤다. 어떻게 야채의 끝 결 하나하나를 섬세하게 저렇게 만들까?
드디어....
세트메뉴로 주문한 닭튀김이 곧이어 나왔다.
텐뿌라의 수준을 눈으로 보고 짐작이 가능한 것이 바로 튀김 끝자락의 결인데, 한눈에 보기에도 상당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튀김 옷이 지나치지 않고, 그렇다고 너무 적지도 않아서 튀김의 맛과 조미가 된 닭의 짭조름함이 어우러진다. 닭의 식감이 상당히 부드러워서, 새우튀김의 식감이 나기도 했고 연어튀김의 느낌도 풍기기도 했다.
곧이어 제철야채튀김이 나왔다. 다양한 재료들이 하나씩 들어가있었는데, - 아마도 - 깻잎과, 가지, 단호박, 고구마등이 들어가있다.
그리고 오른쪽 아래에는 소금이 있는데 소금을 찍어서 한입 먹어보면 그 맛을 잊기 어려울 지경이다.
특히 잎 튀김에는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보이는가? 원래의 잎과 일부였다는듯 적절하게 붙어있는 튀김이. 마치 꽃 한송이를 따다 튀김을 만들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또한 면이라는 녀석은 마치 떡과도 같은 쫄깃함을 자랑하여, 한국에서 먹는 대다수의 우동들과 비교를 불허했다. 툭툭 끊어지는 면을 생각하고 한입 가득 입에 밀어넣으면 목구멍이 면으로 꽉 막혀버릴 지경이다.
허나, 이런 쫄깃함과 짭조름한 츠케지루의 맛이 잘 합쳐져서 즐거운 목막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러했다.
곧이어 등장한 우엉튀김덮밥.
적당히 짭조름한 우엉튀김과 함께 노른자가 들어가있어, 적당히 휘저어 비벼주고는 밥과 함께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갑자기 가게 내의 손님들에게 이 젤리가 배달되었다. 서비스로 나오는 것이라는 설명을 듣고 나는 이 가게의 친절에 흐뭇한 미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다 먹고 나오니까 대충 1700엔? 1600엔? 아무튼 이정도였다. 개인적으로는 대만족. 애초에 내가 우엉튀김이랑 텐뿌라를 따로 시켜서 좀 비싸게 나온 것이지, 닭튀김 냉우동 세트만 먹었으면 1100엔정도 나왔을 거임.
듣자하니 타베로그 교토 우동 1위라더라. 그럴만 함. 인정하는 부분임.
맛나게 즐기고 나오니까 하늘이 점점 노랗게 물들고 있더라. 흐뭇한 경험을 하고 천천히 숙소로 돌아갔다.
4년전이라..
나는 4년전에는 사입간이었는데
이제 여행을 갈 수 있는때가 온건가.
일본은 아직 비자면제국에 해당하지도 않고 비자발급도 금지되어 있으니.
일본 여행 갈려면 몇년 더 걸리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