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디브 아빠와 딸 단둘이서 몰디브 여행기 3 - 여행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도시(City) | 말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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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여행자는 각자 가보았던 여행지마다 안 좋은 기억들을 한 두개쯤 가지고는 있을 수 있다.
보통 그런 기억들은 추억으로 미화되어 기억 한 켠에 머물다가 일상에서 갑자기 떠올라 웃음짓게 만들 떄도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출발한지 만 하루가 지나서야 바퀴벌레가 나오는 숙소에 도착한 나는
그런 감상에 빠지기는 커녕 거의 악몽 속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다.
이대로 말레 섬을 떠나는 건 자유여행으로 계획한 목적에도 맞지 않고,
숙소도 잡았고 어차피 내일이면 다음 섬으로 넘어갈 계획이었기에
남은 오후 시간이라도 충실히 보내기로 마음먹었다.
일단 제대로 된 밥 한끼부터 먹어야 충격에 멈췄던 머리가 돌아갈 것 같아서
아이를 데리고 근처 식당을 찾는다.
몰디브는 인도와 스리랑카의 남서쪽에 위치한 섬나라라서
음식이나 문화가 남인도와 스리랑카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아이를 음식에 미리 적응시키기 위해 한국에서 이미 인도음식점에도 다녀왔다.
매운 맛 때문에 먹기 힘들어 하기는 했었지만 아예 입도 못 댈 정도는 아니었다.
어차피 아예 못먹는다 해도 현지에서 다른 대안을 찾기도 어려운 일이다.
음식점에서는 외국인을 위해 포크와 숟가락도 따로 내어주었지만
옆테이블의 인도인이 먹는 것처럼 아이에게 손으로 한번 먹어보라고 권해보았다.
제법 먹는 시늉은 내지만 내가 데리고 다니기가 힘들 것 같아 다시 포크를 쥐어주었다.
밥도 먹었겠다 이제 드디어 한국에서 계획했던 관광일정을 처음으로 시작한다.
말레섬은 수도라고 해도 가로 2킬로미터, 세로 1킬로미터쯤 되는 작은 섬이라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는 해변을 가기로 했다.
내가 보기엔 동네 바닷가인데 아이한테는 오랜만에 본 바다라 그래도 신나는 것 같다.
평일 오후인데도 벤치에 앉아있는 사람들도 있고 바람쐬러 나온 것 같은 가족도 보인다.
리조트가 아니다보니 몰디브 사람들이 어떤 옷차림으로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눈에 들어온다.
나는 살면서 처음 방문해본 이슬람 문화권 국가였기에
성인 여자는 대부분 히잡을 쓰고 돌아다니고
그 중에 몇몇은 눈까지 가리는 망사같은 것을 하고 다니는 것이 신기했다.
그들도 동양인이 거리를 걸어다니는 것이 신기한지
아빠가 딸을 혼자 데리고 다니는 것이 신기한자 쳐다보며 지나가고,
나도 새로운 풍경이 신기해서 쳐다보고 서로 신기한 일뿐이다.
저녁은 동남아식 볶음밥을 먹고 내일 아침에 배타고 떠날 때 먹을 간식을 사서 들어온다.
아이에게 오늘 하루 어땠냐고 물어보니
날씨도 덥고 모기도 물려서 힘들었지만 바다를 봐서 재미있었다고 말한다.
오전에 힘들었던 일은 나만 마음속으로 전전긍긍했던 일이니
아이로서는 그래도 나름 알찬 하루였던 셈이다.
다음 날 아침 여유있게 아침산책을 하며 시내도 둘러보고 마음의 여유를 찾는다.
결과적으로는 에어비앤비도 예정대로 이용했고, 가심이 미안하다고 택시값도 내어주고
숙소도 이것저것 괜찮았는지 물어도 보고 신경써준 것도 고마워서
한국에서 미리 준비해간 부채까지 선물로 주고 작별인사를 한다.
가심이 불러준 택시를 타고 몰디브인들이 대중교통으로 이용하는 퍼블릭 페리 터미널로 간다.
지금 가는 곳은 몰디브인들이 대중교통으로 이용하는 퍼블릭페리로 한 시간 반쯤 걸리는 마푸시(Maafushi)라는 섬이다.
어제 미리 터미널을 방문해서 오전 10시와 오후 3시에 페리가 있는 것을 확인했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오전 표를 사고 기다리는 동안 아이와 함께 새로운 섬에 대한 기대를 나눠본다.
이제는 러시아 사람, 스페인 사람으로 보이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같이 배를 탈 준비를 하고 있다.
새로운 섬에서는 또 무슨 일들이 생길까?
걱정 반 기대 반에 넘실대는 파도처럼 내 마음도 왔다갔다 한다.
4편에 계속
말레 섬은 짧은 일정으로 방문하기도 했지만
끊임없이 지나가는 오토바이와 사람들로 너무나 정신없는 곳이여서
놀러다니기도 어려웠고 기억에 남을만한 좋은 일이 별로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안다니는 여행 루트를 좋아해서 하루 머물러봤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일정에 포함시키지 않는다는 점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이 되기도 합니다.
댓글 21
댓글 쓰기나도 예전에 여행다닐때 딱 한번 만나봤어 ㅎㅎ
딸이랑 여행하는 아버지, 멋지더라고 !!
나중에도 브로가 딸아이와 함께 여행 다니는 후기도 기대해야겠네 !!
사람들이 가지 않는 곳은 이유가 있어서겠지만, 이 경험이 또 나중의 좋은 여행을 위한 밑거름이 될 듯...
아이는 새로운 곳을 경험하고 외국의 바다를 보는것이 너무나 재밌긴 할 것 같아^^ 아이들의 장점이지.
아빠랑 단둘이 여행 평생 좋은기억으로 남을거야~~
아빠와 여행 참 보기 좋아
브로 글도 잘쓰고 사진과 동영상까지~~
특히 아이의 몸에 베이비울프 얼굴은 너무 귀엽네~~
이렇게 소중한 여행기 알려줘서 고마워~
제가 붙이면서도 베이비울프가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ㅎㅎ
하나도 심심하지 않아 오히려 빠져 들고 있어~^^
사실 여행기 하나하나 정리해서 올리는게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알기에
정성글 고마워~^^